서구암이 되다
마고할미는 한국 신화에서 전해 내려오는 창세신(거인) 할미이다. 가장 대표적인 전승은 제주도 선문대할망이다. 할미라 불리고 있지만 무속 등지에서 젊은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할미, 할매는 존칭에 해당되며 나이를 기준삼고 있지는 않다. 한+아비, 한+어미, 즉 큰 어머니(大父, 大母)이다. 우리나라 각 지방의 마고 관련 전설이나 마고를 모시는 사당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름과 모습이 다른 할미들을 찾아볼 수도 있다.
DigitalPrint, 59.4x 84.1cm, 2022
삼척 서구암의 서구할미는 강원도 취병산 서쪽 백월산 중턱 바위굴에 살았다. 거인은 아니었지만 마음씨가 고약하고 생김새도 산발에 낚시코에, 손톱은 기다랗고 앙상한 것이 괴이해서 마귀할멈에 가깝다. 서구할미는 요염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해 남자들을 홀리고, 어린아이들을 홍역이 걸려 죽게 했으며, 행인들을 습격해 제물을 뺏는데도 나라에서도 이를 어찌하지 못했는데 효심이 지극했던 효자가 나서 서구할미 머리에 쑥뜸을 뜨자 “효자가 벌을 주니 달게 받겠다”라고 하면서 며칠 만에 죽었다고 한다. 서구 할미가 죽어서 바위로 변한 것이 서구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