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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cherry Nov 19. 2023

여러분, 글쓰기 하세요.

삶이 윤택해지는 방법.

 매일 같이 글을 쓰다 보니, 이것마저도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엔 맘 잡고 반나절은 노트에만 글을 적기 시작했다. 확실히 키보드로 적는 것보단 만년필로 노트 위를 휘갈기는 느낌이 훨씬 더 재미있다. 이런 걸 보면 아직까지 아날로그 감성이 왜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되는지 알게 된다.


 아무리 많은 것이 변하고 편리함이 우선시되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들, 아직도 LP 판이 팔리고, 연필과 만년필이 팔리고 있으며 심지어 어느 분야는 여전히 아날로그가 그 자릴 굳건히 하곤 뚝심 같은 고집에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우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사이 어디쯤 살고 있음에 실감한다.


 만년필이 노트 위를 긁는 소리는 너무나 좋다. 서걱서걱 사각사각.

글씨체만 완벽하면 더할 나위 없건만, 여전히 글씨인지 문자인지 구분 안 되는 나의 글씨체가 이 순간만큼은 너무나 밉다. 그래도 용케 이런 글씨체를 읽어내는 나의 눈과 뇌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싶다.


 한 번은 친구가 우리 집에 찾아와 다짜고짜 책장에 꽂혀있던 내 필사 노트를 펼치고는 “너는 너 가 쓴 글이 읽히냐?”라는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그 질문에 나는 “일부러 그렇게 적는 거야, 너 같은 인간들이 그렇게 함부로 읽지 못하게.”라며 응수를 두며 코웃음 쳤다.


하긴, 글씨체가 개발새발이면 어떤가~ 이렇듯 나만이 읽을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유니크하지 않은가! 





 글을 쓰다 보면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내가 바라는 것을 더욱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기르게 한다. 


 수많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늘 저자들이 말하는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라는 말이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말이 정말 맞았다고 뼛속 깊이 실감하는 중이다. 신기하게도, 머릿속이 온통 부정으로 뒤죽박죽 혼란에 빠져있음에도 막상 그것들을 하나하나 글로 적어 내려가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 모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이 한순간에 정리되곤 곧 안정을 되찾는다. 이렇듯 글쓰기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 힘은 지금의 내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훌륭한 수단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얼마 전에 내린 눈에 이젠 제법 겨울 티가 난다.

오늘 같이 추운 날 따뜻한 집에 머무르며 육체적 피로를 푸는 것도 좋지만, 나아가 ‘글쓰기’도 하면서 마음 역시 치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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