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D레터에서는 TV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10대들의 얘기를 들어봤죠.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이 3시간 미만인 비율이 78%였고요. "TV 프로그램은 재밌는 게 너무 없어서 TV 볼 시간에 유튜브 보는 게 낫다.","핸드폰에 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라며 아예 TV를 시청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바일 퍼스트 세대인 10대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는 어떤 특징을 보일까요?
MZ 구독자분들을 위해 :D레터가 정리해 드릴게요!
압도적 1위 인스타그램, 특히 '돋보기(탐색기능)' 기능이 많이 언급되었어요.
돋보기 버튼을 누르면, 취향 기반 콘텐츠와, 최신 유행 콘텐츠를 일정 비율로 섞어서 볼 수 있어요. 일일이 팔로우 안 하고 다녀도 되죠. (왼쪽 이미지)
유튜브에 비해, '팔로우', '좋아요', '업로드' 등 사용자 활동의 장벽도 덜하죠. 그래서 더 세밀한 추천도 가능할 거예요.
'돋보기 알고리즘'을 활용해 예능, 드라마를 최~대한 여러 버전의 '맞춤형 문법'으로 보여주는 것, 차세대 시청자를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이겠죠?
Tip : 아이캐칭한 정방형 썸네일 제작이 중요!
발행량과 소비량 모든 측면에서 쇼츠가 대세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선호하는 길이는 따로 있었네요. 쇼츠와 많은 시간을 보내긴 하지만 (feat. 무의식적인 스크롤..), 그렇다고 해서 제일 좋다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갑자기 쇼츠만 올린다면.. )
물론 쇼츠가 잠재 시청자에게 콘텐츠를 발견/인지시키기 좋은 수단인 건 확실합니다. 다만 5분~15분 길이의 클립을 선호한다고 하니, 쇼츠로 확보한 '스쳐 지나갈 시청자'를 긴 영상을 통해 '진짜 시청자'로 만들도록 해야겠죠. ('침착맨', '주둥이방송'이 쇼츠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는게 떠오르네요!)
다음으로는 즐겨보는 주제와 채널을 물었습니다.
답변에는 그래프와 본문에 다 담지 못할 만큼 다양한 채널이 등장했는데요. 워낙 수많은 채널이 존재하다 보니, 같은 장르더라도 '나의 취향'과 가장 잘 맞는 채널(크리에이터)을 각자 찾아가기 때문이죠. 이러한 산발적인 소비로 인해 모든 장르에서 '절대강자' 채널(크리에이터)이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음악'도 영상 플랫폼으로 듣는다.
'음악/댄스'라 하니 아이돌의 무대 영상, 뮤직비디오가 떠오르셨나요? 여기에 10대들은 '플레이리스트'와 '커버 영상'을 추가로 즐깁니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상황별/주제별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기도, 댓글을 달며 썰을 풀기도 하고요. 썸네일까지도 음악과 함께 즐길 거리가 되었습니다.
'자컨'은 재밌어서 봐요.
<투두(TXT)>, <skzcode(스트레이키즈)>, <르니버스(르세라핌)> 등 답변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즐겨보는 자컨'과 '좋아하는 인물'이 매칭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요. 10대에게 자컨이 팬온리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걸 의미하겠죠. (예를 들어, <고잉세븐틴> 즐겨보지만, 좋아하는 인물은 '황민현'이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즐거움'이 먼저!
여전히 10대는 디지털에서 '지식/정보'보다는 '오락' 장르를 찾고 있습니다.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뉴비 <전과자>, 저력 있는 <워크맨>,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차쥐뿔>까지) 반면, 공감이 되지 않아서일까요? MZ 세대 뒤집어지게 웃게 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 장르가 10대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 모습입니다.
'스포츠'도 덕질하듯이. ⚾
즐겨보는 스포츠 콘텐츠로 <갸티비>, <베어스TV> 등 프로야구 구단의 '자컨'이 등장했습니다. 10대들의 애정과 충성도를 얻기 위해선 좋은 경기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물론 좋은 성적이 최고의 팬서비스이긴 합니다..) 홈런을 쳤다면, 그 순간의 더그아웃 직캠도 같이 와야 하는 거죠.(요즘 10대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떡밥..)
마지막 질문은 "당신의 '최애'를 꼽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위 항목들과 마찬가지로, 답변이 아주 산발적이라 절대강자를 꼽기 어려웠는데요.
하나 확실한 것은, 최애로 꼽힌 대부분의 인물(혹은 팀)이 TV를 통해 유명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10대들은 최애를 나열할 때 연예인과 인터넷 방송인(스트리머, 유튜버, 틱톡커 등)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비연예인(일반인)도 개인 채널을 통해 스타화되고 '최애'로 꼽히고 있었죠. 연예인 중에서는 아이돌이 대다수였어요. 마찬가지로 TV보단 온라인 공간에서 주로 덕질이 일어나죠.
세븐틴, 엔시티 그리고... (최애 군단..)
연예인 그룹 중에선 아이돌 가수들 세븐틴(14표), 엔시티(9표), 뉴진스(6표), 아이유(5표) 등 이 상위권을 차지했는데요. 연예인을 최애로 꼽은 답변 수가 118건인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이라도 각 득표수가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 '대중적 인기 연예인', '국민 아이돌'의 시대가 끝난 걸까요?
이전 세대(90년대생)와 확실히 달라요. 최애 연예인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일정 범위 안에서 크게 갈리지 않았죠. 더 거슬러 1세대 아이돌 시절엔 'SES vs.핑클', 'HOT vs. 젝스키스' 등 대결구도가 팬덤 생태계의 주축이었고요.
00년대생들은 정말 다양한 아이돌을 최애로 꼽았습니다. (뉴진스, 투바투, 스트레이키즈, 에스파, 비투비, 엔믹스, 더보이즈, 르세라핌, 트와이스, 우주소녀, CIX, 몬스타엑스, 아이즈원, 방탄소년단, 엔하이픈, 아이들, 블랙핑크 등..)
글로벌 그룹인 BTS, 블랙핑크도 단 한표씩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좋아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답변이 몰리지 않는 거예요. 대중적 인기보다는 내 취향 따라 덕질! ✨ 향후 10대들이 문화 소비의 주축이 됐을 땐, 공급이 아닌 수요 중심 마인드가 성행할 것 같죠?
버추얼 아이돌의 등장
:D레터에서도 '버추얼 아이돌'을 다룬 적 있죠! (링크) '세계관 끝판왕'인 데 비해, 소비자들에겐 아직 장벽이 있는 느낌이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 치열한 최애 각축전 속 버추얼 아이돌 '레볼루션 하트'가 3표나 차지했습니다. 가상세계 시장, 앞으로 더 흥행할 가능성이 보이네요.
생방송의 시대, 트위치 스트리머 인기
최애로 꼽힌 인터넷 방송인은 모두 87명으로, 그중 대다수가 라이브 방송을 기반으로 하는 트위치 스트리머였습니다. 10대 픽 잠뜰, 오킹, 파카, 악어, 김은별컴퍼니, 공룡, 덕개, 각별, 박나나, 승상싱, 랄로 등은 많은 팔로워를 보유했지만, TV 기반 미디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이에요.
인터넷 방송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BJ와 스트리머는 엄연히 다릅니다. 트위치는 타 플랫폼에 비해 10대 사용자 수가 많고, 특정 '주류 문화'가 없다는 게 특징이에요. 다양한 마이너 취향인들이 생태계를 먹여 살리거든요.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 티키타카와 결속력이 타 플랫폼에 비해 중요히 여겨집니다. 유행이 지배하는 아프리카 TV나 유튜브 생태계와는 조금 다르죠.
트위치는 밈의 성지이기도 한데요, 우리가 아는 많은 밈이 트위치 게임방송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트위치 -> 유튜브 -> 커뮤니티 -> SNS -> TV방송)
라이브 상황에서 툭 튀어나온 재밌는 단어나 행동이, 엄청난 속도로 텍스트가 올라오는 채팅창에서 계~속 반복되며 굳어지고 밈이 되는 것이겠죠? 10대 사이 '녹방'보다 '라방'이 대세인 흐름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어요!
두 회차에 걸쳐 '찐' 디지털 네이티브, 10대들의 선호와 취향을 알아보았는데요.
오래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혹은 마케터가 되려면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익혀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 참 마이너한 취향이구나~" "요즘 애들 ㅇㅇㅇ 좋아하잖아~" 이제 이런 말들은 안 통할 수도 있어요.
✅개인별 콘텐츠 소비, ✅콘텐츠도 덕질하듯이, ✅연예인보다 스트리머/버추얼아이돌 선호 등 10대 시청자들의 특징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고객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고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