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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늦잠, 게으름

우울하기 때문에(10)

by 김파랑 Jan 31. 2025

1월 1일이 되면 나의 과거를 리셋하려 한다.

겨우내 자던 늦잠을 떨쳐버리고

게으름을 떨쳐버리고

마음으로만 다짐하던 일을 하며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작심삼일..

3일이 지나자 다시 나로 돌아왔다.

그래서 다짐하기를,

우리나라는 설이 진짜 새해니까.. 그때부터 다시하기로!


나의 시댁은 정말 자유롭다.

어릴 적 고생 다해서 그런지

보상으로 이런 시어머니를 만났나 싶을 정도로

시댁에 가면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평생 내가 하면 된다.라는 신조로 살아온 어머니는

그 모진 시집살이 다 하시고도 

그래서 더더욱 며느리를 편하게 해주신다. 

결과로 나는 명절이면 늦잠을 잔다.


오냐오냐한 아이들 버릇없어지듯이

자유롭게 놔둔 며느리 한없이 게을러졌다.


새해의 늦잠은, 이 게으름은 

바로 우울을 불러온다. 

한없이 작아진다..

나라는 사람이 미워진다..


6시간 이상 잠도 못 자던 내가 

8시간씩 꼬박 잠을 잔다.


게으름은 게으름을 부르고

늦잠은 다음날의 늦잠을 불러온다.

잠은 잠을 불러

한없이 자고 또 자도 또 졸리다. 


허리가 으스러질 정도로 자고 일어나

헐레벌떡 아침 차리고 

어영부영 오전 시간 다 보내고 나면

기분이 참 나쁘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 게으름을 물리치려면 나가야 한다.

바깥공기를 쐬야 한다.

찬 기운을 온몸에 뒤집어써야 한다.

잔뜩 움츠러든 고관절을 풀고

허리를 펴야 한다. 


그래야 온몸 마디마디 숨어 나를 괴롭히는 

우울을 멀리 내쫓을 수 있다.

이것이 아침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가든 

창문을 열어젖혀야 하는 이유이다.

온몸 스트레칭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찬 공기가 없을 때  우울은 내 온몸으로 찾아온다. 


늦잠은 없다. 

낮잠이 있을지언정 

늦잠은 없어야 한다.

새벽공기가 필요하다.

단 하나의 이유로,

우울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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