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지
휴일처럼 목도리를 두르고 아지트로 간다
바람이 차게 뭉그러지는 날이면
종아리에 시장기가 돈다
서로의 어깨를 잡고 공중 터널을 만들어
설렘을 주는 아지트로 철새들이 몰려든다
어떤 무리에게는 뉴욕 같기도 한 터널
겨울바람을 둥글게 말아 같은 길을 뱅글뱅글 돌고
뻥 뚫린 사층으로 올라가면 더 많이 돌 수 있다
철새들과의 거리에는 작은 말들이 소곤소곤
유쾌한 소란이 걸어가고, 걸어온다.
검은 토끼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육각형의 눈송이들 뜨거운 입김을 호호 불며
다정하게 메리 크리스마스!
트리 곁에서 분홍색 조끼를 입은 토끼들이 절구질을 한다
추위에 밀려 돌아온 철새들 걷고 또 걸으며
명랑하게 해피 뉴 이어!
해가 뜨는 한낮 물고기들이 날아오르면 아이들은 박수를 보내고
수족관 속 분수에서 고래들이 환호한다
슬리퍼를 끄는 실제 새들은 단호하게 거꾸로 걷는다
목도리를 두른 휴일에 운동하기 딱 좋은 곳
오가는 방향이 달라도 추운 날에는 아지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