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지
발가락으로 물집이 오는 것은
오랜 부대낌에 대한 뒤늦은 해석이다
물집에 바늘을 꽂고
한 가닥 실을 걸어놓았던 당신과 나의 비방
그럼에도 물집은 안부이려니
전언이려니 생각했다.
살아서 그다지 애틋하지 않았던
서로 등 돌리고 먼 곳을 얼굴이려니 했던
목요일의 주인이었던 당신,
체온이었던 물집으로 오고 있다
발목에선 비가 쏟아지고
경사진 얼음을 신고 안절부절 했던
비를 끊어줄 정류장은 지나쳐갔다
목요일만 되면 복숭아 뼈 근처가 아프다
가만히 커다란 물집하나 포옹해 본다
발가락에 얼굴을 묻으니 흘러내리는
비에서 엄마 목소리가 달그락 거린다
퉁퉁 부어있는 저녁
우리들의 물집은 서로 밀착되어
토닥토닥 두런거리며
목요일의 주인 이었던 엄마와 나는
뒤늦은 화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