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샘을 찢으며 불어오는 명지바람
까치발로 잘그락거리며 온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물별들 울음소리
사월이 바다의 눈물을 베껴 물 무덤을 만들던 시간
열일곱의 비명이 급격히 젖어든다
침묵을 베고 너는 누워 있고
생목으로 조문한다
나는 바람에게 언제쯤
이 슬픔에서 걸어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북쪽으로 튕겨 나간 이름은
성이 바뀌어 하얀 봉투로 나부낀다
한없이 무거운 사월의 뼈들이 늘어지고 있다
꽃을 갉아먹으며 커지는 연두의 눈망울
하얀 머그잔에 넘치는 검은 아메리카노는
수몰 정원에서 옮겨온 것
습지를 좋아하는 봄의 뿌리는 눈물샘을 찌르고
뱃머리에서 눈물을 퍼 올린 봄은
제 몸을 한껏 부풀려 사월을 한입에 삼켜버렸다
나는 아직도 슬픔의 급소 같은 이름을
조간신문에서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