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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 박하 Dec 03. 2023

메데아의 복수

떠나가는 사랑 붙잡지 마라

Médée는 Marc-Antoine Charpentier가 Thomas Corneille의 프랑스어 대본에 대한 프롤로그이자 5막의 비극 미장 음악이다. 1693년 12월 4일 파리의 Théâtre du Palais-Royal에서 초연되었다.


메데아의 신화는  펠리아스의 왕위계승자 이아손(Jason)이 황금양모를  얻기위해 아르고호 원정대를 이끌고 모험하다 콜키스에 이르고  메데아는  그와 사랑에 빠져 아버지도 배신하고 살인까지 불사하며  황금양모를 얻는데 기여한다 . 허나 왕위계승은 수포로 돌아가고  코린토스(Corinth)로 피신하게 된다. 그 사이 둘 사이에 두 자녀까지 얻었지만  이아손은 코린토스의  공주  크레우체(CRÉUSEl)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한다. 오페라는  바로 그 부분부터 시작한다.


 "Médée"를 통해 텍스트와 음악의 유기적 상호 작용에서 오는  에너지와 비극의 다층적인 시각화로 큰 감동을 안겨준다.  샤르팡티에의 오페라는 프랑스의 고전주의와 이탈리아의 선율의 결합된 독특함과 풍부한 표현력이 특징이다.  Peter Sellars가 연출한 드라마 자체와 마찬가지로 각 캐릭터는 날카로운 프로필을 얻고 신화  시대부터 현재까지 연결을 통해 고대 그리스 전설이  현재의 우리에게까지 얼마나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오늘 슈타츠오페라(Staatsoper Berlin)공연의 주인공 MÉDÉE 역을 맡은 막달레나 코제나(Magdalena Kožená)소프라노는 사랑을 빼앗긴  불운한 여인의 슬픔,  배신한 남자를 향한 잔인한 복수를  감행하는 분노의 연기를 나름  잘  보여주었다.  케루비니의 메데아하고  스토리상 다른 부분은 크레우체 공주를 사랑하는 오론테(Oronte)장군이 등장해 4각관계를 이룬다.  메데아와 오론테는 마치 사랑의 루저 연대같은 공감대를 이루기도 하지만  메데아는 철저한 복수를 하는 ENFJ라면 오론테는 약간 INTP형이다. 복수를 결심한 메데아는 먼저 자신의 남자를 빼앗은 여자의 아버지를 보내버리고, 괴로움에 애원하는 그녀에게 그녀가 탐내던 메데아의 태양빛 드레스에 독약을 뭍여 보내 크레우체마저 죽여버린다. 새로운 사랑의 죽음에 너무나 슬퍼하는 이아손에게 아직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며 둘 사이의 아이들 마져 죽임으로 복수를 완성한다.

그냥 눈을 감고 오페라의 내용과 신화를 모르고 음악만 듣는 다면 천상의 소리와 다를바 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19세기 오페라에서  많이 쓰지 않는  악기구성과 반복되는 대사들이 많아 음악이  매우 신비롭다.  무려 17세기 음악이라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나 말도 안되게 아름답다. 오페라의 내용은 신화바탕이기도 하지만 오페라 이전 이야기는이아손의 로드무비에 메데아와의 멜로였다면 오페라 속에서는  멜로와 호러를 버무린 치정살인복수극에 다름아니다.


연인이 저지른 외도로 이별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줄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녀까지 죽이는건 복수를 넘어서 엽기에 가깝다. 진짜 사랑을 찾아 떠나가겠다면 아파도 보내주어야 한다. 나에게 나쁘게 한 사람, 나의 가치를 몰라주는 이는 어떤 모양으로든 댓가를 치룬다. 복수 의미없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들에게 잘하면 된다.

https://www.staatsoper-berlin.de/

https://www.staatsoper-berlin.de/

그나저나 오늘 메데아를 지휘했던 래틀경에게는 이 오페라가 더 특별하지 않았을까 한다. 2003년 세기에 스캔들이라 불렸던 래틀과 체코 메조소프라노 코제나의 커플탄생이 있었다. 당시 래틀은 소프라노 엘리제 로스와 15년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다섯 살 연상의 흑인 미국 작가 캔디스 앨런과 살고 있었고 코제나는 프랑스 바리톤 뱅상 르 텍시에와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이후 둘다 주변정리하고 베를린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영국 신사 래틀과 젊고 예쁜 체코 성악가를 두고 ‘스파이크가 달린 하이힐처럼 섹시함과 위태로움을 겸비한 사랑’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그들의 사생활로 음악성까지 비판받지 않으며 그의 명성은 변함이 없다.

참고로 나는 홍상수 감독 팬이다.



MÉDÉE

TRAGÉDIE MISE EN MUSIQUE (1693)

MUSIK VON

Marc-Antoine Charpentier

TEXT VON

Thomas Corneille

Staatsoper Berlin

30.11.2023



 MUSIKALISCHE LEITUNG :Simon Rattle

INSZENIERUNG: Peter Sellars

BÜHNENBILD : Frank Gehry

KOSTÜME: Camille Assaf

LICHT : James F. Ingalls

EINSTUDIERUNG CHOR: Dani Juris

DRAMATURGIE: Antonio Cuenca Ru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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