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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비 글쓰기 Aug 30. 2024

인생 최악의 고통, 급똥

후다닥 뛰어 들어가다.

ㅋ. 제목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가죠? 오늘 낮에 겪은 참담한 상황입니다.


 시내에 볼일이 있어  버스를 탔다. 요즘 웬만하면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20분만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버스를 타자마자 뱃속이 '꾸르릉'거리기 시작했다. '읔! 이럴 수가' 하는 사이에 속은 계속 부글거린다. '아ㅡ 내려야 하나, 계속 가야 하나'를 망설였다.


 정류장이 몇 개 지나도록 속이 진정되지를 않는다. 방귀도 조금씩 새어 나오고 정말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머리 위에 계속 내려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도저히 더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내리려고 하는데 버스는 신호등에 걸려 다음 정류장까지 하세월이다. 불과 2-3분일 건데 나에겐 몇 시간이 흐른 듯했다.


버스에서 내려 카페를 찾을 생각으로 뒤를 꽉 조으면서 하차했다. 속은 부글부글 거리다 못해 직장 끝까지 내려왔다. 근데 문제는 사방을 둘러봐도 카페가 없다. 아니 편의점도 없다. '오!  마이 갓' 아픈 배를 부여잡고 뒤뚱뒤뚱 걸었다. 아마 뒤에서 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저 사람 왜 저러나' 싶을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젠 아무 데나 뛰어들아갈 판이다. 그때 작은 카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사장은 차를 수리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듯했다. 나도 땀이 비 오듯 하고 있었다. "사장님! 화장실이 어디이에요? 죄송한데요. 정말 급해서 그럽니다."  "저쪽요." 쳐다보니 화장실 글자가 보인다. 어찌 반갑던지... 후다닥 들어가서 바지를 내리자마자 '푸드득' 소리와 함께...  


인생 최악의 고통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급똥의 원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찾기 어렵지만 속이 분명 잘못된 모양이다. 화장실을 기꺼이 내주신 카센터 사장님께 정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차 고치러 함 올게요"라고 말했다. 조만간 정말 실천하려 한다. 참 힘든 하루였다. 인터넷을 보니 급똥은 무간지옥을 경험한 거와 마찬가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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