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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Queen Dec 22. 2022

(2화) 아이와 함께 사는 세상

#아이의 질문과 부모의 대답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새벽부터 눈을 쓸어야한다고 아이 아빠가 새벽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수업량유연화 주간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하고, 미국 증시를 확인하고 4시 30분이 넘은 시간 잠이 들었다. 평소와 같았다면 7시 전부터 부산스레 출근 준비를 했을텐데, 7시 20분이 되어서야 아이의 기침 비슷한 소리에 놀라 눈이 뜨였다.


잘 들어보니 웃는 소리였다. 자면서 계속 웃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뭐가 웃긴지 눈을 감고 자면서 웃음소리를 내는데 듣고 있으면서 기침소리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안심했다.


한 번 콜록거리는 소리를 듣고 정확히 딱. 일주일이 지나서 링거를 3일 연속 맞고 겨우 나았던 기억이 있어서,아이가 기침을 하면 가슴이 쿵쾅거린다.

예전부터 내가 기침이라도 하면 엄마랑 아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게 무슨소리야? 하며 되물었는데, 그게 묻는게 아니라 걱정하는 마음이었구나.


이게 부모님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아침을 준비한다. 

로봇청소기가 차마 돌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브레드이발소의 소세지 흉내를 내며 먼지를 고사리 손으로 쓸고 다니고, 옷을 조금 입혀보려 하면 다 벗어버리고, 팬티 안입겠다고 누워버리고, 바나나는 어제는 껍질을 까줘도 되지만 오늘 아침엔 꼭 작게 썰어야 먹겠다고 했다. 화장하고 있으면 와서 내 바지를 내려버리고. 이게 뭐야?라고 자꾸 되묻고. 


외할머니가 제주도 연수 다녀오시면서 사주신 온몸을 덮는 긴 옷은 이제 길고 불편하다며 못입겠다고 한다. 스스로 옷을 고르기도 하고, 자기에게 편안한 운동화를 선택해서 그걸 신겠다고 우기기도 한다.


그리고 등원하는 길에 내려가는 아파트 엘레베이터는 지하 1층이 아니고 항상 1층을 눌러야 한다. 1층에 내려서 오늘 아침의 하늘도 확인하고, 아파트 화단의 특정 부분을 가리키며 고양이가 지나갔던 곳이라며 이야기 해야하고, 또 뒤를 돌아 아파트 전체를 한번 봐야하기 때문이다.


요며칠 영하의 극심한 추위로 바로 지하로 가면 한바탕 칭얼대는 아이에게 타이르듯 조용히 이야기한다. 

날씨가 추워서. 

나갈 수 없다고.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지하에서 한참 있었다. 

작년에 새로 구입한 신차의 내부를 운전석에 같이 앉아 만져보며 이게 뭐냐고 묻는다.


이건 N이야. 차가 가만히 서있게 하는거야. 중립이라는 말이야.


알아 들을지 모르겠지만 항상 자세히 그리고 면밀히 설명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 아빠도 항상 그렇게 노력한다.

아이를 처음 키워봐서 우리가 왜그런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아마도 사범대학에서 배운 교육학 내용이지 않을까 추측하는데, 우리 부부는 아이가 질문하면 끝까지 몇번이고 설명해주는 편이다. 거의 단 한번도 귀찮아하거나 대충 얼버무린적이 없다.


바쁘거나 다급한(?) 상황에서 물론 힘들지만, 이렇게 해야 아이가 잘 받아들일거라는 생각은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이러한 태도는 아이가 성인이 될때 까지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그래서 또래보다 말이 많이 빠르고, 총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온몸이 피곤하거나 재벌집막내아들과 같은 내 요즘 최애드라마를 본방으로 시청할 땐 처음으로 조용히 해줄래?잠깐만 이따 이야기하자고 대답을 딜레이 시킨 적이 있다. 

조금 미안했지만 우리 스스로 평소의 태도가 좋으니 예외를 두었다 위안한다.


요즘 고민은 왜 아이는 침대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자는가? 이다. 


정말 어떤 광고대로 베게를 좀 바꿔주면 가만히 잘까? 

나 또한 그렇게 잤다고 하는데 이불을 차고 자는 아이를 매번 덮어줄 수도 없어 항상 방온도는 28도에 가습기를 틀어둔다. 

춥다못해 냉기있는 거실에 있다 방으로 들어가면 아늑하기 그지없다. 아이의 숨소리와 아이아빠의 따뜻한 온기가 침대에 가득하다. 기분 좋게 잠이 든다.

우리집은 세상 편안한 나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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