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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Queen Jan 03. 2023

(3화) 아이와 함께 사는 세상

#이중언어자만들기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지난 10년간 영어를 원어민 처럼 해야 될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었다. 영어를 원래 너무나 좋아했지만 직업으로 선택하니  어렵고 힘든 부분이 정말 많았다.


스스로를 그 틀에 가두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직업을 유지하려면, 원어민like한 발음과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야 학생들에게 본문을 설명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어릴 때 부터 홍콩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영어를 배워서 온 친구들을 만날때면 그들의 직관력이 부러웠다. 그들은 그냥 하는 것이지만 나는 노력해야하니까. 한국에서 배운 영어 문법 틀안에서 이해하고 설명하기에는 힘든 일들이 어쩔 때는 결정적인 실력차이로 이어지기도 하기에.


나의 아이는 꼭 제대로 된 이중언어자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예전부터 강렬히 생각해 왔다.


여러 선생님들을 찾아 다녔다. 옆 동의 외국인이 기상천외한 이유를 대며 (사실 정확히는 돈이 안되서 폐강한것으로 추측하지만) 상담 첫날의 인상과 언행과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도 밀려왔다. 교육청에 알아보니 심지어 시간과 금액도 속였다. 왜 공시를 확인하지 않았냐고 핀잔을 주는 교육청 담당 주무관의 질문에 화낼 힘도 없었다.


영어를 배우려는 한국인의 열망을 가지고 이용해 먹는 원어민들이 많은 것 같다. 그 뒤로 찾은 원어민은 월 35만원에 주 2회를 불렀다. 이건 뭐 거의 내가 중학교 때 영어 과외하는 수준..아직 너무나 작은 영유아에게 이만큼의 금액이 과연 합리적일까. 상담 후 그녀는 내가 바로 등록하기를 종용했지만 나와 아이아빠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선생님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선생님들..우리가 발품을 팔아 찾던 선생님들에게 둘 다 깊이 실망했다. 한달여가 지난 후 여러군데 찾아 다니며 교실 컨디션도, 원장(?)이라 할 수 있는 대표교사격의 사람과의 상담도, 우리는 모두 맘에 들지 않았다. 이 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더욱 샅샅히 느낌을 활용하려 애썼고, 아이아빠와 나 둘다 모두 시간 때우기식의 가짜 사기꾼 같다는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돌고 돌아 다시 그 원어민의 국적과 수강료를 확인사살하러 교육청에 전화를 걸었다. 나는 내가 영어교사라는 것을 말한 적이 없는데, 이미 이 분은 나에게 이쪽 교육계에 계신 분이라고 들었다며 왜 원어민 교사를 붙이려고 하는지 되물었다. 타인과 나의 분명한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언사에 코웃음이 나왔다. 그건 개인 사정이죠.


언제 또 내 신분을 알았는지. 도대체가 익명성이라고는 보장이 되지 않는 사회..어찌되었든 "그나마" 맘에 들었던 원어민도 캐내디언이 아닌 이집션이었고, 이중국적자라고 했다. 수업료는 6인 기준 6만원대라고 공시 되어 있었는데, 6인 기준이라고 고집부리던 이집션 원어민은 교육청 전화의 한 통화에 무너져 내렸다. 나에게 I'm sorry를 연발했다. 그리고 왜 내게 직접 전화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직접 전화해서 따졌으면 상황이 해결되었을까? 일이 올바르게 잡혔을까?


어찌 되었든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녀와 몇 년간은 관계가 유지 될것이다. 더욱 저렴한 수강료로.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엄마가 머리를 많이 써야하고 정확히 파악해야할 부분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감정에 치우쳐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넘겨버리는 순간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스스로 항상 깨어있는 엄마가 되기를. 스스로 다짐하며.


새해의 브런치를 시작한다.


정말이지 순식간에 호구 될뻔 했다.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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