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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Apr 24. 2023

베네치아보다 강렬했던 어금니 아드레날린

베네치아 in 이탈리아

1. 내 아드레날린은 이상한 지점에서 폭주한다.

지난번엔 뚜뚜 앞니 2개가 흔들리더니
이번엔 귀순이 어금니가 흔들린다.

앞니는 뿌리가 하나지만 어금니는 뿌리가 2~3개라 난이도 상급이다.

나 "어금니는 치과 가야겠지? 인터넷 검색해 보니 어금니는 치과 가는 게 좋다고..."
김기사 (어금니를 만져보더니) "이거 이거~그냥 쏙 뽑으면 될 거 같은데~" 하더니

 "김귀순 고객님~누우세요~눈은 수건으로 가리시고요" 라며 몇 개라도 다 뽑을 기세다.
'헐 이 자신감 뭐지?'

(어금니가 빠지지도 않고 피만 질질 흐르며)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상상을 하니 몸서리가 쳐진다.ㅜㅜ

버뜨!
김기사가 치실을 어금니에 감고 손목 스냅을 훅 이용하는 순간!
순식간에 톡!

내 생애 이렇게 우아한 어금니의 모션은 본 적이 없다. 어금니가 포물선을 그리며 반대편 의자에 떨어지기까지.. 누가 슬로우 버튼 눌러 놓은 거야?ㅋㅋ

가족 모두 월드컵 역전골을 넣은 것처럼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함께 "와~~ 아빠 최고!"를 연신 외친다.

이번 여행에서 아드레날린이 언제 최고였냐?

묻는다면..
아슬아슬 집에서 어금니 뽑을 때! 가 아닐까 ㅋㅋ

2. 어떻게 물 위에 도시를 건설했지?


물 위에 세워진 도시, 베네치아에 왔다.

5세기 경 이민족의 약탈을 피해 온 로마인들이 세운 도시다.
근데 어떻게 물 위에 도시를 건설했지?
찾아보니
습지대에 말뚝을 하나하나 박고 나무판자와 석판을 깔아 지대를 다져 건물을 올렸단다.

헐,. 베네치아인들~~ 무서운 놈(?)들이구나~~
어떻게 이 습지대에(서해안 갯벌느낌~)이 어마어마한 건물들을 올릴 생각을 하지?

갯벌을 쭈욱 둘러보니 엄두가 안 난다.
(종교박해를 피해 만들어진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구린 데우 데린쿠유 지하도시 격이다.)

말뚝 하나 제대로 박는 것도 보통일이 아닐 텐데.... 수백만 개의 어마어마한 말뚝을 박았을 베네치아 인들을 상상하니 짠.. 하다. 베네치아 골목을 한 발짝 한 발짝 거니는 것이 귀하고 값지다. 내 발아래 그들의 피땀과 어마어마한 노동이 담겨있지 않은가?
골목이 아주 좁은 이유도.. 살 땅(건물)도 부족한데 골목땅이라도 아끼고 싶은 그들의 마음일 것이다.

김치과입니다~고객님~눈은 수건으로 덮어주세요~눈 마주치면 서로 곤란하거든요/ 어금니가 반짝이고 귀여워서 계속 쥐었다 폈다 보고 또 본다.
주차장에서 독일부부와 이야기 나누다 맥주랑 잘곳 넉넉하니 자기집으로 놀러 오라며 전번을 찍어준다. (Beer라는 말에 귀가 쫑긋!)/ 왜 '곤돌라'지? 이탈리아어로 '흔들리다'
물 위에 말뚝 하나 하나 세워 올렸다니 좁은 골목길 하나하나 소중하다/ 교통수단으로의 곤돌라는 1인당 3000원이다(관광용은 4명이 10만원~14만원)
산마르코 광장의 카페에선 악단들의 연주가 하루종일 이어진다. 광장 바닥에 상그지 자세로 바닥에 풀썩 앉아 공연을 듣자니, 밤새도록 있을 수 있겠다. (광장 앞은 산마르코 대성당)
건물 외관에 빈틈 없이 새겨진 무늬로 두 눈을 바쁘게 했던 두칼레 궁전이다./ 예쁘게 조각된 창문 틈사이로 쏟아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죄수들이 한숨 쉴 만하다.(탄식의 다리)
세상에서 가장 큰 유화작품 '천국', 근데 그림 속 등장인물은 음침하고 영혼 털린 표정이다. / 아라비아 숫자 쓰기 이전의 로마인의 시계는 복잡하도다~
'누나! 여기서부터 우리 손 잡아야 해' (누나가 손을 내밀며)'그래! 여깄어' '아니~ 자기 손끼리 잡아야지. 여기 성당이잖아 ' 푸하하!터진다./ 야밤에도 바글대는 리알토 다리


♡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 경로 ♡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튀르키예-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202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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