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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구름배 May 15. 2023

번개 장터(feat. 꼬마 장사꾼들)

셍하파엘(Saint-Raphaël), 무쟁(Mougins) in 프랑스

피카소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12년 동안 살았던 무쟁(Mougins) 마을에 갔다.

피카소는 왜 유명할까?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에서 (평면 위에 입체를 표현한) 혁신가가 되었기 때문 아닐까?  

그의 동네를 거닐며 그의 흔적을 보니 귀여워 미치겠다.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철 들지 않을 것만 그!

진심 바람직하다.

피카소가 아니더라도 무쟁마을은 골목 하나하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워서 오래 머물고픈 동네다.


마을을 나와 베흐동 협곡에 가다 마주친 서커스차에 홀려버렸다. 가보니 주민끼리 여는 벼룩시장이 한창이다. 서커스는 7시간 후에 한단다.

그때 귀순 왈 "엄마! 나도 벼룩시장 할래 "

"오~좋아! 한국에서 온 어린이 장사꾼들 납쇼오~"

집에 있는 이 물건 저 물건 다 끄집어 내놨다. 막상 손님이 애들이 가장 애정하는 포켓몬스터 띠부실 세트를 통째로 사겠다 하니 망설인다. 1년간 띠부실 모은다고 온 동네 편의점을 매일 순회하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흘렀는지 움찔한다. 애착 인형 같은 띠부실..

결국 피붙이 같은 띠부실은 안 팔고 다시 귀순이 품으로 돌아갔다. 이 와중에 접기장인 뚜뚜는 팽이를 접어 팔겠다며 땡볕아래 중노동을 시작한다. 오늘의 김남매 수입은 7500원!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어로 흥정을 해서 (못 알아듣는 관계로) 다 깎아줬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며 돗자리를 접는다.

보석처럼 집들이 고르게 박힌 푸른 언덕 마을 / 붉은 암석과 붉은 자갈에 괴성을 지르며  "엄마! 저 돌멩이도 햇빛 많이 받아서 탄거지?"(Plage Abel Baliff)
누굴까요~~ 귀염뎅이 피 to the 카소
왜 피카소가 무쟁(Mougins)마을을 사랑했는지 알거 같다.
벼룩시장에 물건 팔러 나온 어린이들(누난 가격표 붙이고 판매하는 사장님 / 뚜뚜는 종이접기 노동자이나 나중엔 그러든지 말든지 냅다 누움.)
서커스 시작 전 느리고 순한 눈망울의 낙타가 서커스 공연장에선 돌변하며 난리부르스(프랑스 서커스는 동물중심이라 좀 안타까움ㅜㅜ..)
하루종일 놀다 들어와 열공의 표식으로 핑크휴지를 셀프로 이마에 묶은 귀순(feat. 뚜뚜는 그러든지 말든지 만화책 삼매경)

♡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 경로 ♡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튀르키예-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20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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