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보고 있는 남편 옆에 앉는다. 그리고 손을 남편 무릎 위에 올린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남편은 내 손을 잡아준다. 나는 그게 좋다. 덥석 남편 손을 잡아도 되지만 마음을 표현하고 마음을 받는 이 과정이 좋은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웃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 곁에서 안심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생각하면 남편의 존재에 감사하게 된다. 말없이 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본 남편도 씩 같이 웃는다. 응원하는 야구팀은 졌지만 함께 즐긴 것으로 우리는 만족한다. 물론 경기 내내 손을 잡고 있었던 건 아니다. 손을 떼고 다시 무릎 위에, 그리고 깍지 손. 손을 떼고 다시 무릎 위에, 다시 깍지 손. 반복이다.
나는 웃으며 그 행위를 반복하며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남편은 함께 한 시간을 말하며 앞으로도 함께 할 거라고 다정하게 내 손을 쓰다듬는다. 나는 그 손길과 온도에 마음이 편안해져 남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나의 한심한 모습을 보고도 팔베개를 해주는 사람, 나의 우울감을 몰아붙이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 단호할 땐 무섭게 냉정하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할 말은 다 하지만 뒤에서 행동으로 챙겨주는 사람. 남편을 보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신하게 된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가정을 이룬 지 14년이 되었다. 설렘과 폭죽 같은 사랑은 사그라졌지만 보기 좋은 모닥불이 되어 서로 장작을 넣어주며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있다. 나는 또 남편 무릎 위에 손을 얹고, 남편은 여전히 팔베개를 해준다. 우리는 앞으로도 함께일 것이다. 그게 또 감사함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