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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Aug 12. 2023

사랑하면 알게 된다

취재 현장 그리고 아들

하나. 이번주는 이상하리만큼 취재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만나기로 약속한 이가 당일날 펑크를 내거나 혹은 잔뜩 공포감이 조성됐던 태풍 ‘카눈’ 북상 등이 이유였다.


덕분에 발로 뛴 취재기사보다 출입처에서 나오는 자료 중 일부를 택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으나 취재기잔 기사로 말하는데 그게 심심하거나 떨어지는 주간엔 괜히 의기소침해진다.


.  달째 취재·보도했던 김해의  동물원이 결국 폐원을 택한  같다.


동물학대 전황 등이 포착돼 시민들과 여러 언론에 뭇매를 맞았던 대표는 “코로나19로 한창 힘들 땐 아무도 관심 없다가 이제야 이렇게 날 선 비판을 쏟아내니 억울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상 이유로 직원들에게 월급을 못 준 적도 많지만 동물들은 결코 굶긴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한 시간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의 어린 시절과 동물들에 대한 사랑 등의 얘기였다. 끝에는 “그래도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 전부를 믿고 싶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마주한 상황은 정반대였기에 아팠다. 그래서 윤색 없이 썼다.


돌아오는 주엔 폐원 후 남은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를 묻는다. 여러 번 불편한 기사를 써왔던 터라, 내 연락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셋. 매주 금요일이면 전라도 광주로 향한다. 주말 부부를 한지도 반년이 넘었다. 운전하는 길엔 꼭 강연이나 책을 듣는다. 귓가에 맴돌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면 알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잠들기 직전이었던 아들은 작은 손으로 날 안아주며 “아빠, 사랑해. 보고 싶었어”라고 말했다.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줬다. 내일은 동물원과 놀이동산 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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