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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코박 닥터 Feb 20. 2023

육아가 힘들 때 살아나는 방법

네 명 공주들 키우기 = 요리하기?

나에겐 네 명의 (나를 닮아서?) 이쁜 공주들이 있다. 

나나 남편이나 둘 다 애 욕심은 많아서 무작정 낳았는데 힘들긴 힘들다.


프랑스에선 출산 휴가제도가 잘 되어있다.

둘째까지 삼 개월 휴가가 있고 셋째부터는 사 개월 반 정도의 출산휴가에 자기 휴가를 겹칠 수 있어 거의 6개월은 쉴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셋째랑 넷째 낳을 때 거의 6개월 쉬었다. 아니 고생했다 (?).


첫 출산휴가 끝내고 복직할 땐 밤에 모유수유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피곤했지만 2개월 반인 애기랑 떨어지기 싫어서 맘 고생했었는데 둘째부턴 '언제 복직하지?' 한 마음도 있었다.


그만큼 애들 키우기가 힘들었단 말인가?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갇혀있어야' 했을 때 너무 힘들었었다.

남편은 자기 일에 밤낮으로 일하고 나 혼자 애들 넷을 돌봐야 했었다.

큰 애들  학교에서 메일로 보내주는 공부를 내가 시켜야 했고 막내 아기도 돌봐야 했다.


학교나 어린이 집 가면 점심은 준비 안 해도 됐는데 집에 있는 바람에 세끼를 매일준비해야 하는 게 나에겐 너무 버거웠다.


셋이 같은 학년도 아니고 공부를 큰애랑 하고 있으면 둘째가 물어보고 둘째랑 하고 있으면 유치원 다니던 셋째가 "난 뭐 해?" 하며 물어보고 머리가 깨질 거 같았다.

아침에 공부시키면서 점심도 준비해야  마음이 급해지고 진도가 빨리 안 나가 너무 답답했다. 

어린애들이라서 어른의 도움이 필요했었다.


엄마가 선생 노릇하는 게 나에겐 너무 힘들었다.

엄마라서 애들이 더 쉽게 짜증 내었겠지만 선생님들은 참 인내심도 많아야 하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 남편도 선생이라서 그런지 힘든 일 하시는 선생님들을 존경한다.


오후에는 애들이랑 간식을 많이 만들었다.

내가 빵도 만들었다. 맨날 먹기만 했다.

애들은 신났다. 나도 흐뭇했다.





Batch cooking

Batch cooking도 해봤다.

직장 나가는 사람들이 일요일에 한꺼번에 준비하고 평일 저녁때 데워먹으면 쉬운 방법의 요리다.

2시 30분에 다섯 끼를 준비하는 건데 난 거의 네다섯 시간 걸려서 했었다.


지금은 더 이상 안 한다.




출산의 죽을 것 같은 아픔도 애기가 나에게 안겨지는 순간에 다 잊어버렸다.

-애들 날 때마다 무통주사 안 맞고 자연분만 했었다.

솔직히 출산보다 마취 바늘이 더 무서웠었다.-


갓난아기가 울어서 잠 못 자던 시간도 지금은 다 잊었다.

이유식 챙기던 때도 다 잊었다.


아직 막내가 밤에는 기저귀를 차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저귀 채우는 일도 다 잊을 것이다.


지금도 너무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애들 자고 있는 모습이나 웃는 사진을 보면 다 잊어진다.


내 뱃속에 있던 작은 것이 이제 나보다 키가 더 크려고 한다.


다 지나가는 것, 지금을 누려라.


그래도 네 명이라 둘이끼리 놀기도 하고 언니들이 어린 막내를 잘 챙겨주기도 같이 잘 지낸다.

싸울 때도 소리 지르고 때리고 열심히 잘 싸운다.

아주이별할 것처럼 아주 안 볼 것처럼 싸우지만 그러고 나서는 언니나 동생이 없으면 서로 찾는다.  


그러고 보니 무엇이든 (특히 노는 것과 싸우는 것) 열심히 하는 자매들이다.


나도 어렸을 때 남동생이랑 무엇 때문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많이 싸운 기억난다.


우리 집 애들은 밖에서 얌전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애들이 집에서도 얌전한 줄 안다.

그래서 다른 집 아이들이 싸우는 걸 보면

"우리 집 애들도 그래. 애들은 오리지널 하지 못해. 다들 똑같네." 하며 부모끼리 서로 안심한다.





그래.
힘들 때도 있지만 다 지나가는 것.
지금을 누리자.


이렇게 글 쓰다 보니 힘들었던 마음이 사라지고 행복이 느껴진다.

브런치팀 감사합니다.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힘들 때도 있겠지만 서로 응원하며 행복하게 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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