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엄마는 일 년에 서너 번은 꼭 공연을 보러 간다. 너도 잘 모르는, 엄마만의 은둔의 장소이기도 하지.
오늘 주일 예배를 드리고, 백윤학 지휘자가 이끄는 스프링 페스타 콘서트를 다녀왔어. 무대 위에는 수많은 연주자들이 있었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고 있었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리가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되는 순간, 엄마는 한참 동안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바라보았단다. 그 아름다움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느끼는 수밖에 없었어.
좋은 공연을 보고 있으니, 너하고 다음엔 꼭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이 공연은 너에게도 잘 말하지 않았던, 엄마만의 조용한 즐거움이었거든. 백윤학 지휘자는 작년에 유퀴즈에 나온 후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그전부터 그분의 영상을 보면서 느꼈어. 음악을 그토록 즐겁게 연주하는 사람이라니,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 환해지는 그런 느낌. 오늘도 지휘자는 무대 위의 그 모든 소리를 하나로 묶어내고 있었어. 그 안에는 오랜 세월이 쌓아온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졌단다.
공연을 보는 내내, 엄마의 마음 한쪽에서는 작은 목소리가 계속 속삭이고 있었어.
"아,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나이에? 하고 피식 웃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생각할수록, 훌륭한 사람이란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시간들을 묵묵히 견디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듬어 온 사람. 그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결국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깊이를 만들어내는 거잖아. 그 지휘자의 손짓에서, 엄마는 그 세월을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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