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가 주는 메시지

디즈니 영화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by 문핑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공주는 에리얼이다. 수영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에서 춤추듯 바닷속을 수영하며 노래를 부르는 에리얼의 모습은 딸이 꿈꾸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어공주와 관련된 모든 책과 디즈니 만화 영화 시리즈 3편까지 몇 번이고 보았던 린이의 소망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던 인어공주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를 볼 날만 기다리는 딸아이를 보면서 조심스레 걱정이 되었다. 원작에서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할리 베일리의 모습이 혹시라도 아이에게 거부감으로 다가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딸은 다양한 인종의 선생님과 친구들을 봐왔던 터라 에리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아름다움을 발견하였다.





1. 다섯 살 아이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


“엄마, 나는 에리얼이 너무 예뻐.”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에리얼은 용감하고 노래를 너무 잘 불러. 그리고 얼굴도 예쁘고 항상 웃어. 그래서 너무 예뻐.”

“린이가 생각할 때 에리얼이 언제 용감했었니?”

“에리얼이 바다에 떨어진 맥스(강아지)도 도와주고, 에릭도 구해줬잖아. 그리고 우르슬라를 무서워하지 않고 소원을 빌었어. 에릭이랑 함께 우르슬라랑 싸워서 아빠도 구했어.”


에리얼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용기, 그리고 언제나 밝은 미소였다.


귓가에 맴도는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춤추게 만들고, 우리의 시선이 목소리로 향하는 모든 과정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 과정 속에서 마침내 발견한 에리얼의 모습은 아이의 눈에 ‘예쁘게’ 들어온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용기’는 꼭 필요한 덕목이다. 용기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두려움 앞에서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때 굳건하게 맞설 수 있는 마음의 힘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선(善)을 위한 행동을 하는 용기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에리얼은 자신이 인간에게 발각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빠진 맥스(강아지)를 구명보트로 인도했고, 에릭을 구해 사이렌의 노래로 그를 깨웠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되어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위해 우르슬라를 찾아갔다. 이 행동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지만, 그 어떤 인어도 가지 않은 길을 택한 에리얼의 용기는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거대한 바다괴물로 변한 우르슬라에 용감하게 맞서 에릭과 함께 인간과 인어의 세계를 지켜냈다. 이러한 에리얼의 용기가 딸에게는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여졌다.

미소 짓는 얼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말은 누구라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에리얼의 밝은 미소, 그리고 그와 함께 동반되는 행동은 근심을 잊게 만들 정도의 긍정적인 분위기로 주변을 메운다. 이러한 이유로 에릭 왕자가 목소리를 잃은 에리얼에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관객들 역시 극 중 초반 에리얼이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스러운 미소에 마음을 내주었다.


2. 모두 함께 사는 세상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의 땅은 7개의 대륙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극이다. 대륙의 위치마다 기후가 다르며 그에 따라 문화도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인어들의 세계인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영화에서 바다의 왕 트라이튼(Triton)의 일곱 명의 딸들은 7 대양을 다스리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는 대륙과 마찬가지로 바다의 영역 역시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곱 명의 공주들은 산호달이 뜨는 날에 아틀란티카(Atlantica)로 모여 아버지인 바다의 왕에게 자신들이 다스리는 바다의 소식을 전하며 함께 회의를 한다. 이 모습은 마치 인간세계의 UN회의를 연상시킨다.

7개의 대양을 다스리는 일곱 명의 인어공주들


“엄마, 인어공주들이 왜 모두 다르게 생겼어?”

“더운 나라 사람들이 햇빛 때문에 피부가 갈색이 되고, 추운 나라 사람들이 피부가 하얀 것처럼 바다도 마찬가지란다. 어느 바다에 사느냐에 따라 그곳에 사는 바다 생물들의 모습도 다르고, 인어들의 모습도 다르지. 아마 인간들처럼 말도 다양하게 할지도 몰라. 집의 모양도 다르겠지?”

“그럼 음식도 다르고, 글씨도 모두 다를 거야. 맞지?”

“맞아, 인어들의 세계도 다양해. 그래서 산호달이 뜨면 인어공주들이 아틀란티카에 모여 자신들이 사는 바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바다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회의를 하는 거야.”

“그럼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인어들은 우리랑 똑같이 생겼겠다. 그렇지? 한국말도 할 거야.”





3. 디즈니의 메시지: 평화


“엄마, <인어공주> 영화는 다들 사이좋게 지내기로 하고 끝났네.”


만 5세의 아이가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낀 점이다. 나는 바로 이 것이 디즈니가 의도한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고 있던 에릭 왕자의 섬, 바닷속 생물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Under the Sea> 장면, 그리고 두 세계의 화해를 이끌게 한 에릭과 에리얼의 사랑이 담고 있는 의미는 ‘평화’이다.

모두의 축복 속에서 두 사람이 배를 타고 향하는 곳은 미지의 바다이다. 알 수 없는 세계는 우리의 미래,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일 것 같다. 용기와 사랑으로 얻은 평화를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두 사람의 부모들의 시선에서 보이는 에리얼과 에릭의 뒷모습에 행복을 보내며, 불 켜진 영화관에서 마주한 내 아이를 보았다.


나는 네가 나아가야 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사랑과 용기를 더욱 심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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