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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비 May 24. 2024

인지인문학을 향하여

인지과학의 거울로 바라본 인문학

브런치북에 올렸던 책을 종이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인지와의 첫 만남

 

나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일에 종사한다. 그리고 그 인문학에 인지과학의 맛을 더해 인간과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는 이러한 접근법을 인지인문학(cognitive humanities)이라고 부른다. 내가 ‘인지’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에 ‘국어 의미론’ 과목을 수강했을 때였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나는 문장의 수직 구조를 탐구하는 노엄 촘스키(Noam Chomsky)의 통사론에 빠져 있었고, 인간 언어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의 철학적 사상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런데 2년간 촘스키의 보편문법 이론을 접하면서 무언가 의심쩍은 부분이 가슴속에 쌓여 내려가지 않고 나를 거북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과연 인간이 그렇게 정리 정돈이 잘 된 존재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 의미론을 만났다. 그 당시 우리 학과의 학부 과정에는 의미론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국문과에서 개설한 의미론 수업을 수강해야 했다. 그때 그 과목은 4학년이 아닌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이었다. 학년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에게 맞는 언어학의 분야를 찾고 싶었고 의미론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첫 시간에 담당 교수님은 본인이 최근에 쓴 논문을 나눠 주고는, 그 내용을 읽고 요약정리해서 제출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그 논문의 제목은 두 글자인 ‘은유’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유 중 하나인 은유 그것이었다. 전체 페이지가 참고문헌을 포함해 30쪽 정도였다. 이 논문의 제목인 은유와 전체 페이지를 보면서 난 잠시 멍해졌다. 그 당시에 은유에 관해 내가 아는 것이라곤 “내 마음은 호수이다”가 전부였다. 그런데 “이 교수님은 이렇게 간단하고 상식적인 비유인 은유에 대해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아서 30쪽이나 되는 논문을 쓰신 것일까?”라는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막연한 호기심으로 그 교수님의 논문을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논문의 내용은 조지 레이코프와 마크 존슨(George Lakoff & Mark Johnson)이 1980년에 출간한 《삶으로서의 은유》(Metaphors We Live By)에 근거한 이론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내 마음은 호수이다”, “시간은 돈이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다” 등과 같은 비유가 언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개념’에 기반한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 내용이었다. 이것을 개념적 은유(conceptual metaphor)라고 했다. 언어적 은유라는 실제 은유 표현이 각각 개별적으로 생산되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 은유를 중심으로 체계성을 이룬다는 것이 그 논문의 주요 골자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은유의 잠재력과 그 매력을 느끼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했다. 언어학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학원 시험에 응시했다. 그리고는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바로 그다음 날 내가 합격한 대학을 방문하고 싶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학교 정문에 서점이 하나 보여 들어갔다. 원서 코너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 책들을 보는데, 친숙한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레이코프와 존슨의 Metaphors We Live By였다. 너무나 신기해 그 책을 바로 구매한 뒤 서점에서 나와 학교를 한 번 대충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의 첫 페이지 열었다. 그날 이후 무언가에 홀린 듯 이 책만 읽어 나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은유는 우리가 입으로 내뱉는 언어적 은유가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은 개념적 은유이다. 즉, 사고방식으로서의 은유이고 인지 과정으로서의 은유이다. 인지란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의 사고 활동이다. 그 사고 활동 중 하나가 은유이다. 이렇게 그 책을 통해 인지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책의 구성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부로 구성했다. 제1부(인지의 기본)에서는 인지, 신체화, 영상도식, 범주화, 인지적 해석처럼 인지의 본질과 성격 등 인지 자체에 집중한다. 제2부(과학적 상상력)에서는 은유, 환유, 개념적 혼성 같은 인지 과정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 책을 인간의 몸에 비유하지만 제1부는 인지인문학을 조정하는 사람의 ‘머리’이다. 그리고 인지의 기제, 즉 인지적 상상력으로서 은유, 환유, 개념적 혼성 등의 인지 과정으로 이루어진 제2부는 사람의 ‘팔다리’에 해당하며 인지인문학의 활동을 하기 위한 기본 요소가 된다. 


제1장에서는 인지(cognition) 자체 및 그와 관련된 현상들을 다룬다. 인지는 흔히 사고, 추리, 기억, 상상, 학습과 같은 정보 처리나 정신적 작용, 지적 활동의 형태로 정의된다. 인지는 크게 뜨거운 인지(hot cognition)와 차가운 인지(cold cognition)로 나뉜다. 뜨거운 인지는 암묵적이고 빠르며 자동적이고 힘들이지 않으며 대체로 무의식적이다. 이에 반해 차가운 인지는 명시적이고 느리며 계획적이고 노력이 필요하며 의식적인 성질을 갖는다. 이 장에서는 이 두 가지 인지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2011년에 출간한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에서 제시한 ‘시스템 1’ 및 ‘시스템 2’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본다. 이 두 시스템은 그 책의 제목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바꾸어 말하자면 각각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이다. 전자는 ‘뜨거운 인지’이고 후자는 ‘차가운 인지’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이런 인지가 행동경제학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인지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인지과학을 1세대, 2세대, 3세대 인지과학으로 나누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지인문학이 이 세 가지 인지과학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검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산 인지와 인지적 인공물이라는 개념도 소개할 것이다.


제2장에서는 인지의 작동 방식인 신체화(embodiment)를 다룬다. 신체화의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마음과 몸의 이분법에 근거해서 코기토(Cogito)와 같은 순수이성적 사유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사유 방식은 일상의 경험을 괴리시켰고 그 결과 인간의 체험을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이해하는 오류를 범한다. 신체화는 이원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인간과 철학에 대한 최신 인지과학적 체계를 부여해 줄 것이다. 신체화는 추상적이고 막연하며 경계설정이 어려운 우리의 마음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고 경계설정이 쉬운 우리의 몸에 비추어 이해하는 사유 방식이다. 이처럼 신체화는 사람의 몸이나 몸과 세계의 상호작용인 ‘삶에서의 체험’이 사람의 마음, 행동, 개인적・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신체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고와 언어가 뇌, 몸, 세계 간의 지속적이면서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신체화에 대한 관심이 인지심리학과 언어학에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인지과학에서 말하는 신체화의 열두 가지 의미를 소개할 것이다. 인지인문학에서 말하는 인지는 논리적 사고나 과학적 사고가 아닌 신체화된 마음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장에서는 신체화된 마음의 두 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제3장에서는 신체화가 가장 잘 표명된 인지적 구성물이며, 인지언어학 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되어 인지심리학과 발달심리학 등의 인접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영상도식(image schema)을 탐구한다. 영상도식의 정의, 특징, 분류법 또는 위계, 더 나아가 영상도식의 구조적 요소와 기본 논리를 검토하여 영상도식의 전반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영상도식의 심리적 실재성을 증명하는 심리언어학 실험과 인지발달 및 언어습득 실험을 소개한다. 


제4장에서는 고전 이론과 원형 이론이라는 두 가지 범주화(categorization) 이론을 소개한다. 특히 고전 이론의 특징과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두 가지 반증을 제시할 것이다. 원형 이론의 경우에는 원형의 특징과 양상, 원형 효과, 그리고 원형 이론의 범주화 체계를 살펴본다. 그리고 원형 이론에 입각한 범주화 체계와 범주화의 연결망 모형을 제시한다.


제5장에서는 해석(construal)이라는 인지 과정을 다룬다. 사회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이 용어는 개인이 주변 세계, 특히 자신들에 대한 타자의 행위나 행동을 지각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이러한 사회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인지언어학에서도 비슷하게 채택하여, 해석은 ‘세계(즉, 사물, 사건 등)의 양상을 이해하는 방법이고, 동일한 상황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하고 묘사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으로 정의된다. 한 실체나 상황이 특별한 방식으로 해석된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개념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해석도 인지 과정이다. 이 장에서는 해석에 대한 학자들마다의 분류법을 소개하고, 이를 종합해 각 해석을 인지심리학과 인지언어학의 연구 대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경우에 따라 신문 사설을 해석할 때 해석이라는 인지 과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검토한다. 


제6장에서는 은유(metaphor)의 간단한 역사를 비롯해 은유가 시적인 비유 장치인 것은 물론이고, 인지 과정으로서의 은유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널리 작용하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은유의 작동 방식을 세 가지 원리인 패턴인식 원리, 개념적 공감각 원리, 인지적 불일치 원리에 비추어 설명한다. 예상, 의사결정, 과학적 발견과 관련해 은유의 영향력을 조사한다. 그리고 은유의 은폐 기능에 비추어 은유가 어떻게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지를 살핀다. 여기서 말하는 은유는 개념적 은유로서, 개념적 은유가 심리적으로 실재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설득 장르로서의 은유가 광고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소개한다. 


제7장에서는 환유(metonymy)가 비유법에서 어떻게 인지 과정으로 전환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인지 과정으로서의 환유에 대한 정의 및 기능을 제시하고, 환유 해석을 위한 모형을 소개한다. 그리고 환유의 최신 이론에 근거해서 광고 해석에서 환유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특히 광고는 언어라는 일차적 양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중양식적 현상이다. 이런 다중양식적 현상인 광고에 대한 해석은 문자적 해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환유 등의 여러 인지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유가 신경 층위에서 작동하는 방식도 소개한다.


제8장은 인간 창의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개념적 혼성(conceptual blending)을 주제로 한다. 개념적 혼성은 질 포코니에(Gilles Fauconnier)와 마크 터너(Mark Turner)가 개발한 인지과학의 한 이론으로서, 이 이론은 2002년에 출간된 그들의 단행본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The Way We Think)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정립된다. 개념적 혼성 이론이 창의성을 다루는 최신 이론이고 과학적 상상력을 추구하는 이론이므로, 이 장에서는 먼저 창의성 이론을 소개한다. 특히 조이 폴 길포드(Joy Paul Guilford)의 심리학 이론에서는 창의성과 관련해 발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라는 개념에 집중하고,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는 창의성 현상을 이연연상(二連聯想; bisociation)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마크 터너는 2014년에 출간한 《생각의 기원: 혼성, 창의성, 휴먼 스파크》에서 창의적 생각의 기원이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이고, 우리 인간은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스파크를 가지고 이 세상에 출현한다는 논의를 펼친다. 다음으로 개념적 혼성의 기본 가정과 모형 그리고 구성 원리와 최적성 원리를 설명한 뒤, 동양고전 해석과 텔레비전 광고에서 개념적 혼성의 작동 방식을 논의하고, 개념적 혼성으로 환유를 분석하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제목을 『인지인문학을 향하여』로 잡은 것은 인지인문학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분야라서가 아니라 이 분야가 열려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함이다. 누구에게 그리고 무엇에 열려 있냐고 할 때 기존의 인문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기술철학 등 인접 분야 및 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열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연구자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행동 방식과 사고방식 등 인간 자체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이 책이 열려 있다.


이 책의 부제 「인지과학의 거울로 바라본 인문학」이 암시하듯이, 이 책은 인문학적 사고와 생각을 인지과학이라는 실증적 학문의 거울에 비추어 보려는 취지에서 집필했다. 흔히 인문학이 사변적인 논의에 머문다고들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변적인 생각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우리보다 먼저 이 삶을 살면서 삶의 여러 측면을 체험했던 우리의 선조들과 석학들에게서 나온 심오한 깊이를 품고 있는 사상이 인문학이다. 이와 같은 탄탄한 역사적 토대를 가진 인문학은 지금의 우리와 미래 세대에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심오한 사상을 품고 있는 이러한 인문학을 증명 가능하고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객관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실증적인 인지과학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과 지능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제간 학문 분야를 말한다. 심리학, 신경과학, 컴퓨터과학, 언어학, 철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찰력과 방법론을 결합한 학문이 인지과학이다. 인지과학에서는 인간이 정보를 획득하고 처리하며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과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이러한 학제간 접근 방식인 인지과학을 통해 지각, 주의력, 기억, 언어, 추론, 문제해결, 의사결정과 같은 복잡한 정신적 과정을 조사할 수 있다. 인지과학에서는 실험, 컴퓨터 모델링, 뇌영상 기술, 이론적 분석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인간의 마음과 그 기능을 연구한다. 인지과학은 인지의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인간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개발하고, 학습과 교육을 개선하며, 인공지능 시스템의 설계에 정보를 제공하고, 인지장애와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의 재료가 된 인문학적 사고의 주인인 우리 선조들과 석학들 그리고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을 제공해 준 인지과학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석학들과 과학자들의 글이 없었다면 나의 사고는 밋밋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분들은 나에게 거대한 학문적 거인이었다. 이런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서 나는 나의 시선으로 더 멀리 볼 수 있었다. 자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이 인지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나 일반 독자에게 자신만의 인지인문학에 도달하기 위한 작은 사다리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고지에 도달한 뒤에는 과감히 이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후학들을 위한 또 다른 인지인문학을 완성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인지인문학은 또 다른 인지인문학이 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런 반복성을 통해 내가 시작한 인지인문학의 끝에 도달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인지인문학은 인문학을 인지과학의 이론으로 해석하고, 또한 인지과학을 인문학의 시각에서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인지인문학 = 인문학 + 인지과학’으로 공식화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인지인문학이 인문학과 인지과학의 수학적 합이 아니라 그 두 개별 학문에서 나오지 않는 특성을 쏟아내는 창발적 합이라는 것이다. 그 창발적 합이 어떤 것인지를 드러내 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하지만 나의 능력이 미흡하여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스스로가 그러한 창발적 합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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