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의 집이 되어줄게요.
휘몰아치는 저녁의 기운 속에
무거운 어깨를 기대고픈 순간,
어디로든 돌아가고 싶은 그 갈망 속에,
내가 당신을 감싸 안는 다정한 쉼의 울타리가 되리라.
싸늘한 바깥의 날카로운 흔들림을 막아내고,
서서히 스며드는 온순한 품안이 되어,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이곳에서는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말아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 순간,
세상의 무게는 저 멀리 흩어놓고,
내가 당신의 고된 하루를 조용히 어루만져줄게요.
따끈한 차 한 잔을 나누며,
서로의 마음이 조용히 번지는 은연의 웅덩이처럼 깊어지는 그 시간이,
우리만의 특별한 순간이 되기를.
여기서 당신의 숨결은 한결 가벼워지고,
세상 속 잊혔던 잠깐의 머무름을 찾아,
나와 함께 그 시간을 맞이해요.
깊어진 밤의 은밀히 가라앉는 떨림이 천천히 머물고,
유순히 스며드는 어둠이 창가를 스쳐갈 때,
내가 당신을 지켜줄게요.
당신의 마음 깊은 미묘한 실결을 감싸 안으며,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는 그 순간,
내 곁이라면 괜찮을 테니.
내 마음은 늘 열려 있어요.
그 누구도 넘지 못할 그 문턱을,
당신만이 들어올 수 있어요.
내 사랑이 은밀히 흘러드는 여린 새벽의 숨무늬로
당신의 마음을 감싸리라.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요.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테니.
당신이 웃을 때, 그 웃음의 아릿한 떨림이
이 공간을 가득 채우기를 바라요.
그 순간, 당신의 미소에
나 또한 스며들고 말겠죠.
기쁨도, 아픔도 나눌 수 있는,
그 조용히 내려앉는 시간이 우리에게 스미기를.
어두운 길을 헤매다가
마침내 내게 돌아오는 날,
나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을 안을 거예요.
슬픔이 스며드는 그 순간에도,
내 품 안에서 부드럽게 흩어지는 쉼을 찾을 수 있게.
그리하여 우리가 하나 되어
지친 세월 속에서 서로를 감싸 안으며
같은 시간을 걸어가고 싶어요.
그 길 끝에,
당신의 남겨진 흐린 결울림과 내 걸음이
나란히 새겨져 있을 때,
우리는 알겠죠. 말없이 스며드는 그 미소를.
이곳, 내가 당신의 집이 되기를 바라며,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