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시
해초인 줄 알고 어미 새가 삼킨
찢어진 그물을 아기 새가 받아먹고
토해내지 못하고
물고기인 줄 알고 어미 새가 삼킨
라이터와 병따개를 아기 새가 받아먹고
소화하지 못하고
오징어인 줄 알고 어미 새가 삼킨
하얀 비닐봉지를 아기 새가 받아먹고
일용할 양식으로 일용한 죽음의 배식
빙하 조각처럼 떠돌다 해안에 도착한
거대한 스티로폼 더미에 갇혀
깃털 하나 펴지 못하고
쓰레기로 꽉 찬 폐기물이 되었다
찍찍 유리에 긁히는 소리를 내며
죽어서도 썩지 못하고
시 한 편을 읽었을 뿐인데 끔찍한 꿈을 꾼 듯합니다.
행마다 연마다 벌을 세웁니다.
잘못 했 어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