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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철 Nov 14. 2024

<24. 읽을 책 선택 기준은 이렇습니다!>

책과 결혼했습니다!

<24. 읽을 책 선택 기준은 이렇습니다!>

제가 읽을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가장 우선하는 책은 '고전'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수천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살아남아 전해오는 책의 가치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합니다. 그다음에는 '준고전'이라 불리는 책으로, 약 50년에서 100년 사이의 책들입니다. 근현대사를 통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지금의 현실을 있게 한 이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선호도'에 비해 막상 읽는 책은 고전이나 준고전보다는 현대물이라는 점입니다. 마음만 앞서지 고전을 덜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배경지식의 부족이나 용어 및 문장 등이 어려워 읽기가 힘듭니다. 최근 번역물이 아닌 책이 많아, '새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쉽게 손이 가지 않습니다. 어쨌든, 고전을 최대한 읽으려는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대학이나 공공 도서관 혹은 언론에서 추천하는 책은 다음 순위입니다. 대학에서는 각 학과 교수들이, 공공 도서관에서는 경험 많은 사서들이 선정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습니다. 요약과 함께 책의 가치를 소개하는 신문 보도 내용도 책 선택의 좋은 정보가 되며, 주로 신간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 유심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의 '책 소개' 코너도 보는데, 출판사의 일방적 홍보는 아닌지 주의를 기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형서점에서 발표하는 '신간 베스트셀러' 목록 중 100위 권 안의 책은 정기적으로 검토합니다. 대부분 가벼운 책 일색입니다만, 그래도 좋은 책이 없을 리는 없습니다. 직접 사서 읽을 형편이 안 되어 도서관을 이용하는 탓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어가는 책을 읽으려면 예약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기대는 인내를 부릅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 예약 현황을 수시로 살핍니다. 베스트셀러들은 대개 거의 모든 도서관에 있기 때문에 부지런함과 끈질김으로 살피면 예약의 기회가 옵니다. 

위의 기준 이외의 방법으로 가장 먼저 살피는 건 저자입니다. 유명 저자가 아니라면 저자 소개란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판단을 합니다. 책의 앞과 뒤 혹은 양 날개 부분의 책의 핵심 소개 부분도 살핍니다. 그다음은 목차를 하나하나 뜯어보고, 서론이나 결론 부분을 대충 훑어봅니다. 평소 알고 있는 출판사인지 그렇지 않은지 검토하고 편집 상태도 봐야 합니다. 전체 분량은 물론 글자 크기나 한 페이지의 분량 등을 살피면서 얼마나 읽기 수월한지도 확인합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고른다고 해도 잘못 골라 후회한 경우도 많습니다만,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점점 눈은 예리해지는 덕분에 실패할 경우는 점점 줄어듭니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노력에 파생되는 효과가 있는데, 멀리하는 책의 기준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저자 자신도 도저히 실행할 수 없는 이론들을 잔뜩 모아놓은 자기 계발서가 대표적으로 피해야 할 책입니다. 표피적인 내용에 불과하여 세숫대야의 물에도 붕 뜰 정도이거나 선풍기 바람에도 날아가 버릴 가벼운 책 말입니다.


배경지식이나 이론의 근거 등은 무시한 채, 시대를 거슬러 좋은 말만 마구 골라서 이리저리 끼워 맞춘 책은 최대한 피하고 봅니다. 경영의 비법이라며 성공사례를 자신의 입맛대로 골라놓고는 그걸 따르기만 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책, 자본주의의 폐해는 검토하지 않은 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만을 찬양한 책, 과도한 민족주의를 부추기거나 이분법적 논리에 빠진 채로 극우적 성향을 보이는 책 등도 멀리합니다. 책을 보는 안목은 책과 가까이하면서 저절로 늘어납니다. 사람과의 결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보는 눈 역시 많은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세상에는 좋은 책이 너무 많습니다. 그 많은 좋은 책 가운데 읽을 수 있는 책은 너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읽을 책 선택의 기준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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