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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철 Nov 24. 2022

<서평> 보는 눈 키우는 법

- 창의력 키우기 - 

<보는 눈 키우는 법> - 베티 에드워즈(안진이 옮김, 아트북스)


'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의 책으로 2020년 원작에 2022년 5월에 나왔다.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1979년 출간)라는 책으로 유명한 저자는 미술 대학교수이며 저술가다. 'Drawing on The Dominant Eye: Decoding the Way We Perceive, Create, and Learn'이 원제다. '우세한 눈'이란 뭘까? 사람들의 65%는 오른쪽 눈이, 34%는 왼쪽 눈이 보는 데 더 우세하며 1%는 양쪽이 같다고 한다. 


이 책의 주제는 '우세한 눈'이며, 양쪽 눈의 차이와 더불어 그 차이가 시지각 기술과 그리기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세한 눈 비교와 대조는 좌뇌와 우뇌의 작동 방식과 관련 있다. 읽기 기술을 처리하는 좌뇌는 언어를 관장하고 논리적이며 이성적 추론을 하는 반면, 말의 음색과 높낮이를 느끼고 대화의 시각적 및 감정적 측면에 반응하는 우뇌는 비언어적이며 직관적인 활동을 한다. 양쪽 눈의 차이는 보기와 생각하기의 차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차이이기도 하다.  


미술은 다섯 가지의 시지각 기술을 가르치는데, 모든 분야의 최적 학습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 및 사고력을 뒷받침한다. 가장자리 지각, 공간 지각, 관계 지각, 빛과 그림자 지각, 전체 지각(게슈탈트, 사물을 단순한 부분들의 합이 아니라 전체로서 지각하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1950~1960년대 신경생리학자인 로저 W. 스페리(1913~1994)는 좌뇌와 우뇌의 작동 방식을 연구해 1981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각자의 뇌는 각기 다른 '개인'으로서 지각, 개념, 충동 등을 느낀다. 두 개의 사고체계가 별도로 작동하면서 신속한 소통을 이룬다. 


좌뇌와 우뇌 작동 방식과 관련된 손잡이 이론에 따르면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좌뇌 성향인 것으로 보인다. 오른손잡이가 무려 90%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오른발잡이는 60%, 왼발잡이는 30%, 양발잡이는 10%라는데 이건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모르겠다. 좌뇌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면 우뇌의 활성화는 분명히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세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상대를 볼 때도 우세한 눈을 바라보는 습관이  한다. 덜 우세한 눈은 감정적 단서, 분위기, 눈의 표정, 목소리 높낮이 등을 감지한다. 가늘게 뜬 눈은 차별, 의심, 혐오, 부정, 당황, 무시를, 크게 뜬 눈은 놀람, 뜻밖의 기쁨, 충격, 공포, 분노, 즐거움 등을 나타낸다. 본문에 나온 저자의 주도의 닷새간의 드로잉 수업에 의한 참가자들의 교육받기 전후의 그림을 보면 정말 놀라운 정도다. 비교적 그림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겨우 닷새 후의 결과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우리는 대부분 '보고 그릴' 줄 모른다. 다른 종류의 '보기'인 때문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드로잉 연습은 세 가지다. 연습 1, 평범한 물건으로 음성적 공간 그리기. 연습 2, 조금 더 복잡한 물체의 음성적 공간 그리기. 연습 3, 각도와 비례 그리기의 기초. 


수만 년 저의 동굴 벽화에서 시작해 문자 체계의 시초인 상형문자, 수메르의 쐐기문자,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히에로글리프), 기원전 천 년 즈음의 페니키아의 알파벳(22개 자음자), 아람어 알파벳, 그리스어 알파벳, 라틴어 알파벳 순은 인류의 그리기에서 쓰기로 전환된 과정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상징적인 눈 개념이나 형상은 죽 이어져왔다. 물체를 새롭고 색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과 세상의 아름다움과 복잡함을 상기하는 것은 그리기의 본질이다. 


약 5천 년 전의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채색, 조각, 드로잉 따위의 방법으로 초상 그리기가 유행했다. 얀 반에이크(1385~1441)의 '한 남자의 초상'(자화상, 1433)과 알 브레히트 뒤러(1471~1528)의 '자화상'(1500) 같은 뛰어난 초상화가 강렬함을 선사한다. 미니멀 초상화인 눈 미니어처는 대개 오른쪽 눈(우세한 눈) 그림이다. 


우뇌는 시각예술, 음악예술, 공연예술, 문학 등으로 활성화된다. 우세한 눈은 실물로 보든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든 판별이 가능하다. 우세한 눈을 보면 자아의 일부를 들여다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문에서 마지막 드로잉 연습은 다빈치의 습작으로, 위아래가 뒤집어진 눈을 그리는 것이다. 


그림 그리기의 실제 이점은 다음과 같다. 몰두 시간으로 인한 치료적 효과, 정신은 '그로기' 상태로 전환되고 언어 담당 뇌는 고요함, 그리기 마치면 상쾌하게 충전된 기분으로 평상시와 같은 '언어 상태'로 복귀. '잘 보기'의 가치를 알고, 우뇌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시각적 인지 내용을 좌뇌로 전달하는 우뇌의 역할을 제대로 아는 것도 그림 그리기로 가능하다. 


우세한 눈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본 것을 단어들과 연결하는 능력과 언어적 소통을 감독하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비언어적 및 시각적인 두뇌를 사고와 문제해결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우뇌를 활성화시키고 창조적 사고를 이끌어보자. 이제 저자의 유명 작품인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로 넘어간다. 나도 이제 그림 좀 그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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