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ㅈㅑㅇ Feb 11. 2024

눈 내린 로마

설날 세배하러 가다가


설날

화가 났다

이대론 세배할 수 없음


지하 주차장에서

부모님 댁으로 계단 오르다

지상층에서 공동현관문 열고 나갔다


그렇게

혼자 조용히 

눈 내린 로마로 갔다


그곳에서는

나른하면서 경쾌한 재즈음악이 흘렀다.

이오니아 양식으로 올린 생크림 장식.

이오니아 아니고 코린트 식인가.

딸기로 만든 아치형 수로.

딸기 돔 신전 판테온.

따뜻한 커피 우물.

눈 쌓인 계단들.

천천히 성실하게 먹었다.


상큼한 딸기 아치, 소복이 쌓인 눈, 어느 신전 기둥 또는 회전형 계단의 난간 같던 생크림, 아치가 이어진 수로를 따라 걷다가, 내친김에 폼페이까지 가서 스펀지 화산재로 덮인 유적을 남김없이 발굴하고. 


세배하러 갔다.




뱃속에 눈 내린 로마가 있었다



Unsplash- Serena Repice Lentini



작가의 이전글 그의 이름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