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적근대 파종시기와 파종방법
근대와 적근대는 봄과 가을에 재배하기 좋은 작물이다. 봄 재배의 경우 보통 3월부터 5월 사이, 춘분이 지난 시점에 파종하면 무난하다. 씨앗은 2~3시간 또는 하루 정도 물에 불려 파종하면 발아가 조금 더 빠른 편이다.
파종은 줄뿌림이나 점뿌림 모두 가능하다. 줄뿌림은 촘촘히 뿌린 뒤 자라면서 솎아주고, 점뿌림은 25~30cm 간격으로 2~3알씩 심은 뒤 최종 한 포기만 남기면 된다.
<2026년 근대, 적근대 재배일지>
- 3월 16일 파종
근대와 적근대는 작년에 처음으로 텃밭에 들였다. 매년 비슷한 작물들만 파종하다 보니, 새로운 작물을 키워보고 싶었다. 그래서 식구들의 취향과는 크게 상관없이,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가 궁금해서 씨앗을 구입했다.
작년에 처음 키워본 근대는 생각보다 잘 자랐다. 상추처럼 계속해서 잎을 키워냈고, 한번 자라기 시작하자 쭉쭉 커졌다. 국거리, 밑반찬, 쌈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가성비가 좋았다. 그래서 텃밭 사이즈가 줄었으나 근대를 뺄 수는 없었다.
지난 3월 12일, 쌈채소들과 함께 파종을 하려고 씨앗 봉투를 챙겨 텃밭으로 나갔다. 상추며 적겨자며 이것저것 먼저 파종을 하다가 문득 작년의 기억이 떠올랐다. 작년 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씨앗을 뿌렸고, 그때는 12일 만에 싹을 만났다. 반대로 가을에는 씨앗을 물에 불려 파종했더니 4일 만에 싹이 올라왔다. 그 차이가 떠올라 근대 씨앗은 다시 집으로 들고 들어왔다. 그냥 뿌려도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싹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작은 통에 휴지를 깔고 물을 적신 뒤 근대와 적근대 씨앗을 다섯 개씩 올려두었다. 다시 적신 휴지를 덮고 따뜻한 곳을 찾다가, 우리집에서 하루종일 제일 따뜻한 텔레비전 셋톱박스 위에 올려 두었다. 하루가 지나 궁금해서 휴지를 살짝 걷어봤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씨앗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히 그대로였다. 하루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녀석들에겐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하루만에 될 줄 알았던 최아 시도는 시간이 걸렸고, 주말은 바빴다. 토요일에는 출근을 해야 했고, 일요일에는 49재가 있어 텃밭에 나갈 시간이 없었다. 역시나 씨앗은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토요일 저녁,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다시 휴지를 들춰보았다. 그제야 한 녀석이 조심스럽게 뿌리를 내밀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애매한 상황이 되었다. 지금 심기에는 늦은 시간이고, 내일도 텃밭에 갈 수 없는 날이었다. 결국 다시 휴지를 덮고 분무기로 물을 더 뿌려주었다. 잘 버텨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49재를 다녀온 저녁, 집에 돌아오자마자 씨앗을 확인했다. 휴지를 걷는 순간,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씨앗들이 휴지를 뚫고 나갈 기세로 뿌리를 길게 뻗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물이 말라 있었고, 뿌리 끝 일부는 말라 검게 변해 있었다. 조금 더 일찍 봤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스쳤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다음 날, 근대 씨앗과 쪽집게를 챙겨 텃밭으로 나갔다. 이미 뿌리가 나온 상태라 손으로 집기에는 조심스러워 하나씩 쪽집게로 집어 들었다. 손끝에 힘을 빼고, 흙 위에 살짝 내려놓듯 심었다.
작년에 수확 시기를 놓쳤을 때, 근대 잎이 얼마나 크게 자라는지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간격을 넉넉하게 두었다. 욕심을 부려 촘촘히 심었다가 나중에 다시 솎아내는 것보다, 처음부터 여유 있게 자리를 주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씨앗을 모두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물이 흙 사이로 스며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조용히 바랐다. 제발 잘 살아주기를, 무사히 싹을 틔워 주기를.
근대는 늘 국으로만 먹던 채소였다. 그런데 작년에 처음으로 쌈으로 먹어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마트에서 사먹던 근대와 달리 텃밭에서 수확한 근대는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맛이 있어 상추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다만 너무 크게 키우면 잎이 질겨진다. 욕심을 내서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근대는 적당한 크기에서 수확해 먹는 것이 가장 좋았다.
올해는 조금 더 부지런히 들여다보면서, 가장 맛있을 때를 놓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