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이청 교수의 인터뷰 상세 검토
세상을 읽는(해석하는) 관점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균형감일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시각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실로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다가 중국(홍콩)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한 국제정치학자의 현실 진단은 우리가 충분히 참고해 볼 만할 것입니다.
그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다만, 그가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는 학자라는 점은 고려하면서 그의 논점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 리청 교수의 2026 보아오포럼 인터뷰 핵심 논점 살펴보기
현대 국제 정치의 지형은 서구 중심의 단극 체제에서 아시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2026년 3월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개최된 보아오포럼 연례회의는 새로운 전략적 담론이 형성되는 중요한 장이 되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이자 미중 관계 전문가인 홍콩대학교 리청 교수의 발언은 주목할 만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38년간의 미국 생활과 브루킹스 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 소장이라는 상징적 경력을 뒤로하고 홍콩으로 돌아온 지 3년 만에, "미국이 스스로를 약화시키는 ‘세 가지 전쟁’에 빠져 있으며, 우발적 충돌만 없다면 향후 10년 내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1.
교수 리청에 대하여...
리청 교수의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걸어온 학문적 여정과 최근 거점 이동이 지니는 상징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상하이에서 성장하여 문화대혁명의 격동기를 경험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17년간 재직하며, 중국 엘리트 정치와 중산층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특히 중국 지도부 내 ‘테크노크라트’의 부상과 ‘집단 지도체제’에 대한 그의 분석은 워싱턴 정가에서 대중국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고 평가됩니다.
그가 2023년 돌연 홍콩으로 거점을 옮겨 홍콩대학교 산하에 ‘당대중국및세계연구센터’를 설립한 것은, 단순한 귀향을 넘어 학문적 전선의 이동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리 교수는 미국 내에서 학술 교류마저 안보 논리에 종속되는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홍콩을 동서양의 지적 대화를 복원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따라서 이번 2026년 보아오포럼 인터뷰는 미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이더’이면서도, 동시에 일정한 거리를 확보한 ‘관찰자’로서의 시각이 결합된 분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2026 보아오포럼 인터뷰의 핵심 논거 (➝ 인터뷰 전문은 글의 말미에 옮겨둠)
중국신문사의 ‘동서문(东西问)’ 코너를 통해 공개된 리청 교수의 인터뷰는, 미국의 ‘자기 훼손’과 중국의 ‘안정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리 교수는 현재의 국제 정세를 ‘동승서강’, 즉 동양의 부상과 서양의 쇠락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글로벌 재균형’이라는 보다 복합적인 틀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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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요 발언록 — 미국의 세 가지 전쟁에 의한 쇠락과 중국의 추월 가능성
리 교수는 인터뷰에서 미국이 현재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세 가지 전쟁’으로 규정하며, 이것이 미국의 쇠락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첫째, 관세 전쟁입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고착화된 관세 정책이 미국의 상대적 쇠퇴에 대한 불안과 혼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관세는 무역 성장이나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며, 오히려 글로벌 공급망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자해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합니다.
둘째, 미·이스라엘·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입니다. 리 교수는 이를 전략적 결핍과 감정적 의사결정의 산물로 평가하며, 미국이 이 전쟁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채 장기적 소모전에 빠지고, 결과적으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셋째, 내부 문화 전쟁입니다. 그는 미국 정부와 하버드, 컬럼비아 등 주요 대학 간 갈등으로 상징되는 내부 분열을 심각한 구조적 문제로 지적합니다. 특히 중국과의 학술 협력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이 미국의 학문적 개방성과 사회적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리 교수는 이러한 세 가지 전쟁이 미국의 부를 잠식하는 동시에, 인종 갈등, 정당 간 대립, 금융 불안정성과 같은 내부 문제를 가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중국은 에너지와 식량 비축 등 위기 대응 역량을 사전에 강화해 왔기 때문에, 중동 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견고한 대응력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미중 간 우발적 충돌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 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쟁에) 빠져들고 싶어 하지 않으며, 동시에 미국은 그러한 전쟁을 치를 능력이 없다."
"많은 이들이 미국에 매우 뛰어난 전략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최근 수십 년간 실제로 전략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쇠퇴 가도에 들어선 이후 발생한 우려와 공포가 오늘날 미국의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더)는 많은 경우에 마치 고독한 사람(孤家寡人)처럼 보이며, 현재 자신을 대신해 책임을 질 희생양을 찾고 있다."
_ 주요 발언 인용
논점 1.
— 미국의 '자기 부상'과 헤게모니의 구조적 쇠퇴
리청 교수가 제시한 ‘세 가지 전쟁’은 단순히 미국의 하드파워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이성의 약화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국제정치학에서 논의되는 ‘패권 유지 증후군’의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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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 경제적 자해
미국은 관세를 ‘아름다운 단어’로 포장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나, 이러한 정책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리 교수는 이러한 행보가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저항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중국의 수출은 동남아와 유럽 등 비미국 시장으로 다변화되며 기록적인 무역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미국 내 물가는 관세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비는 리 교수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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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과 전략적 가용 자원의 고갈
리 교수가 지적한 미·이스라엘·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은, 미국의 대외 정책이 장기적 전략보다는 단기적 정치 이해관계와 감정적 대응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는 윈스턴 처칠의 “미국인은 모든 잘못된 일을 시도한 후에야 비로소 올바른 일을 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현재의 군사적 압박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소모적 충돌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투입되어야 할 자원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동시에 NATO 내부에서도 미국의 전략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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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분열과 소프트파워의 붕괴
미국 내 이른바 ‘문화 전쟁’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사회적 합의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나 컬럼비아와 같은 주요 학문 기관이 정치적 압박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미국이 지녀온 지적 개방성과 혁신 역량이 훼손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리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문화대혁명 기간(10년)에 비유하며,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내부적 진통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논점 2.
— 중국의 10년 내 미국 경제 추월의 현실성과 동력
리청 교수가 제시한 ‘10년 내 추월’이라는 전망은 단순히 중국 매체를 의식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2026년 현재의 거시경제 지표와 기술 발전 추세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정교한 분석에 기반한 예측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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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률의 격차와 GDP 전망
2026년 초 발표된 IMF와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부동산 위기와 인구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4.5~5.0%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2% 초반대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 교수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미국이 자국 내부의 갈등과 외부의 소모적인 전쟁에 매몰되어 성장 동력을 잃는 사이, 중국이 '신질적 생산력New Quality Productive Forces'을 바탕으로 꾸준히 격차를 줄인다면 2030년대 중반(10년 후)에는 명목 GDP 기준으로 미국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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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질적 생산력과 기술 자립
보아오포럼 2026에서 강조된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친환경 에너지 기술은 중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 교수는 중국이 실리콘밸리와 같은 단일 혁신 거점이 아니라, ‘기술 도시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혁신 지형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의 제재 환경 속에서도 자동차 및 반도체 부품 수출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논점 3.
— '우발적 충돌'이라는 결정적 변수
리청 교수의 예측에는 강력한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바로 "미중이 우발적 충돌(擦枪走火)로 위기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현재 미중 관계가 극도로 민감한 '화약고' 위에 서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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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의 리스크
리 교수는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선제 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중국이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 미국의 상대적 약화를 기다리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함과 군용기가 근거리에서 대치하는 상황은,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에 정치적 타협의 여지를 축소시키고 대규모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예상되는 주요 리스크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의도하지 않은 충돌입니다. 2001년 EP-3 충돌 사건과 유사한 공중 또는 해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둘째, 오판에 따른 연쇄 반응입니다. 경고 사격이나 레이더 조사가 실제 공격으로 오인되어 상호 보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셋째, 경제적 충격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대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GDP의 약 9.6%, 즉 약 10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08년 금융 위기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결론적으로, 리 교수가 ‘10년 내 추월’이라는 전망에 이러한 조건을 병기한 것은, 중국의 부상이 불가피한 미래라기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와 안정적 환경이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부 미래’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논점 4.
— 글로벌 재균형과 나토(NATO)의 균열
리청 교수는 '글로벌 재균형' 이론을 통해 미국 중심의 동맹 체제가 약화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간의 가치관 차이와 경제적 이해관계의 이반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은 매우 통찰력이 깊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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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고통과 미국의 외면
리 교수는 미국이 유럽이 직면한 부담을 함께 짊어질 의지와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 분쟁의 확산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안보 불안을 동시에 겪고 있으나,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전쟁) 국면에서 일부 NATO 회원국들이 직접적인 참여를 유보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현상은, 동맹 내부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나토가 구조적 충격을 겪고 있으며,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리 교수의 평가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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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부상과 경제 통합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과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경제 통합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보아오포럼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20%를 상회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리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결국 미국의 패권을 지탱해 온 ‘규범 기반 질서’에서, 보다 실질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이익 중심 질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3.
종합 정리 및 미래 전망 — 처칠의 예언은 실현될 것인가
리청 교수의 보아오포럼 인터뷰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인의 운명이 단순히 경제력 숫자가 아닌 '내부의 통합'과 '외부의 이성'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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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세계 지형
리 교수의 전망에 따라 2036년의 세계 질서를 가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 다극화된 경제 질서의 형성입니다. 중국이 명목 GDP 기준 세계 1위 경제로 부상하고, 미국은 여전히 혁신 역량과 군사력을 유지하되 여러 강대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는 구조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의 ‘정상화’ 과정입니다. 리 교수는 미국이 결국 내부의 소득 격차와 정치적 극단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약 10년가량의 구조적 진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미국 사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셋째, 중국의 책임과 한계입니다. 중국은 경제적 부상과 함께 ‘평화로운 윈-윈’이라는 대외적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리 교수는 미국 또한 장기적으로 이러한 접근에 일정 부분 공감하게 될 것으로 보지만, 이는 중국 내부의 사회적 불균형, 특히 빈부 격차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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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시사점
리청 교수의 분석은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것입니다.
미국이 이른바 ‘세 가지 전쟁’에 몰두하는 동안, 아시아의 경제 통합과 기술 혁신은 지속적으로 진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맹 압력에 일방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글로벌 재균형’이라는 흐름을 면밀히 읽고, 우발적 충돌의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실질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리청 교수의 인터뷰는 미중 경쟁을 단순한 ‘승패’의 구도가 아니라, ‘자해와 안정’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10년 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현재 미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에 대한 경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발적 충돌이라는 위험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국제 질서는 우리가 익숙해 온 서구 중심 체제를 넘어 새로운 ‘재균형’의 시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리며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참고] 인터뷰 녹취록 요약 _ 출처) 중국 뉴스 네트워크
중국신문사 기자: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습니다. 이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며, 미국은 어떻게 "우아하게 철수"할 수 있을까요?
리청: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이 곤경에 처해 있고 전쟁의 종결을 미국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오늘까지도 전쟁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를 둘러싼 역설은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마치 '외로운 늑대'처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대신 짊어질 '희생양'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은 끝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 상황이 미국 주식 시장이나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거나 미국이 이미 완전히 승리했다는 식의 발언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 전쟁이 결국 양측 모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미국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이 국제법을 자주 무시하고 참모총장 제거 공격을 감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리청: 저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전략가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원동력은 비이성적인 감정, 즉 미국의 쇠퇴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에 더 가깝습니다. 이는 미국이 벌인 "세 가지 전쟁"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세 가지 전쟁"이란 관세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국내 문화 전쟁(하버드 대학교 예산 삭감 등)을 말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이 세 가지 전쟁이 미국의 이익과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세는 트럼프의 "사전"에 있는 "보기 좋은 말"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고집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관세는 무역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경제 발전을 강력하게 촉진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이는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변화하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과 혼란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란과의 전쟁을 살펴보면, 해외 소셜 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개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부정적인 선전과 미국의 군사 행동 위협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란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사실상 "적대 집단"을 만들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고 실행했을 뿐입니다.
세 번째 쟁점은 하버드와 컬럼비아 같은 대학들과 미국 정부 간의 문화 전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학자들의 중국과의 협력을 비판하고 국제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 사회 내부의 모순을 반영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 전쟁"은 당장 끝나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 차례의 전쟁 모두 미국이 자초한 행위였습니다. 트럼프의 전쟁 개입은 피상적이고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쟁의 근본적인 문제, 즉 소득 불평등, 인종 갈등, 당파적 양극화, 금융 거품 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에 미국의 장기적인 발전에 해롭습니다.
기자: 당신은 '동양의 부상과 서양의 몰락'이라는 구도를 '글로벌 재균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하셨습니다.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향후 5~10년간 세계정세의 변화, 특히 미중 관계의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리 청: 미국과 유럽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역설적인 관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의 "고통"을 감당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장기화를 원치 않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때 나토 동맹국들은 미국을 지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수없이 반복되어 왔으며, 이는 세계 질서가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 독일인 친구는 제게 "나토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어쩌면 해체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유럽과 미국이 유사한 문화적 전통과 이념 때문에 영원히 하나로 뭉쳐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그 증거를 제시합니다. 유럽과 미국 국가들 사이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38년간 살다가 3년 전 홍콩으로 돌아왔는데, 중국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은 특정 지도자 한 명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중 관계를 '게임'으로 묘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국 관계에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주장에도 신중한 입장입니다. 중국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에너지와 식량 비축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왔습니다. 이러한 준비 덕분에 중국은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영향을 예상보다 적게 받았습니다.
미국의 여러 조치들은 중국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자국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안정은 세계에 확실성을 제공합니다. 결국 불안정한 곳은 투자를 유치할 수 없고,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은 모두 안정적인 요소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두 가지 격언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사람들은 항상 1년 안에 이룰 수 있는 것을 과대평가하고 10년 안에 이룰 수 있는 것을 과소평가한다"이고, 둘째는 "미국인들은 옳은 일을 할 것이다. 다만 모든 잘못된 일을 저지른 후에야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자멸적인 행동을 몇 차례 저질렀지만, 저는 미국이 결국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위기로 비화되지 않는다면, 10년 후에는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하고, 미국은 중국의 평화롭고 상호 이익적인 철학과 "4대 글로벌 구상"을 더욱 잘 이해하고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