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친구가 이래서 중요한 걸까
평일 오후 5시쯤 중학교 친구 A에게서 전화가 왔다.(뷔페 알바해서 월 300 버는 그 친구 맞다. https://brunch.co.kr/@pilmyeong25/144)
“으응? 여보세요?”
“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아니… 내가 화학을 너무 못 해서 밤샜어. 피곤해서 그래.”
“어… 내가 공부 방해하는 거 아니야?”
“아냐… 괜찮아. 왜 전화했어?”
“그냥?”
“니 지금 어딘데?”
“나 밖에! 이제 집에 들어가려구. 아! 맞다. 나 계속 니한테 그거 물어볼라 했는데 자꾸 까먹었다…”
“뭔데?”
“니가 생일 선물로 말했던 레드벨벳 앨범 있다이가. 그거 내가 결제해 줬었나? 안 해줬나?”
“안 해주긴 했는데, 안 받아도 괜찮아.”
“흐억! 야, 까먹어서 진짜 미안해. 지금 바로 보내줄게.”
“아니야~ 하하, 생일이 2달 넘게 지났는데, 진짜 안 줘도 돼. 우리가 선물 바라고 졸업하고도 계속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선물 하나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
“나도 그걸 바라고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일선물은 줘야지.”
“고마워… 근데 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잘 건데, 나중에 연락해도 돼?”
“어, 어. 당연하지.”
“너무 미안해… 나중에 꼭 연락할게.”
“괜찮아. 빠이!”
“바~이”
친구가 카페인 음료 3종 세트 기프티콘도 같이 보내줬다. 알바비로 받은 선물이라 미안했다. 앞으로 친구한테 더 잘해주고 싶다.
포토카드(줄여서 ‘포카’라고 많이 부르는 그것)는 웬디가 나왔다.
나를 애틋하게 생각해 주는 존재가 하나만 있어도, 그 자체로 내 삶의 이유가 된다. 우리가 매일 만날 수 있게 묶어주던 환경이 사라지고 각자의 삶이 생긴 지금, 옛날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학창 시절 친구가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