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명이오 May 07. 2023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존재

학창 시절 친구가 이래서 중요한 걸까

 평일 오후 5시쯤 중학교 친구 A에게서 전화가 왔다.(뷔페 알바해서 월 300 버는 그 친구 맞다. https://brunch.co.kr/@pilmyeong25/144​)


 “으응? 여보세요?”


 “어? 목소리가 왜 그래?”


 “아니… 내가 화학을 너무 못 해서 밤샜어. 피곤해서 그래.”


 “어… 내가 공부 방해하는 거 아니야?”


 “아냐… 괜찮아. 왜 전화했어?”


 “그냥?”


 “니 지금 어딘데?”


 “나 밖에! 이제 집에 들어가려구. 아! 맞다. 나 계속 니한테 그거 물어볼라 했는데 자꾸 까먹었다…”


 “뭔데?”


 “니가 생일 선물로 말했던 레드벨벳 앨범 있다이가. 그거 내가 결제해 줬었나? 안 해줬나?”


 “안 해주긴 했는데, 안 받아도 괜찮아.”


 “흐억! 야, 까먹어서 진짜 미안해. 지금 바로 보내줄게.”


 “아니야~ 하하, 생일이 2달 넘게 지났는데, 진짜 안 줘도 돼. 우리가 선물 바라고 졸업하고도 계속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선물 하나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


 “나도 그걸 바라고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일선물은 줘야지.”


 “고마워… 근데 나 지금 너무 피곤해서 잘 건데, 나중에 연락해도 돼?”


 “어, 어. 당연하지.”


 “너무 미안해… 나중에 꼭 연락할게.”


 “괜찮아. 빠이!”


 “바~이”



 친구가 카페인 음료 3종 세트 기프티콘도 같이 보내줬다. 알바비로 받은 선물이라 미안했다. 앞으로 친구한테 더 잘해주고 싶다.



 포토카드(줄여서 ‘포카’라고 많이 부르는 그것)는 웬디가 나왔다.



 나를 애틋하게 생각해 주는 존재가 하나만 있어도, 그 자체로 내 삶의 이유가 된다. 우리가 매일 만날 수 있게 묶어주던 환경이 사라지고 각자의 삶이 생긴 지금, 옛날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학창 시절 친구가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어진 것에 온전히 만족하는 삶에 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