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지?
없는 자존감으로 있는 척하고 난 후 6시간째
우선 내 브런치의 일관성 없는 글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글들아, 너희에게 시작만 주고, 뒷 이야기는 마음속에 꽁꽁 숨겨버려 미안하구나..
그건 그렇고 나는 왜인지 불안한 마음에 브런치를 들락거리고 있다
검색어는 '편집자'다.
왜냐...
하아...
현재 나는 책을 계약한 상태로, 편집장님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투고 당일날 원고를 픽하고 계약금도 거하게 쏴준 출판사 대표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열정의 퇴고를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은 지 한 달째.
(그러니 브런치글은 퇴고 안 할 거야).
그런데 퇴고한 원고가 피드백을 거치며 자꾸 산으로 가는지, 편집장님이 어렵게 전화를 두어 번 주신 것이다.
요지는 캐릭터의 핀트가 어긋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떨리는 이야기는 이거였다.
혹시 내(편집장님) 의견에 동의가 안되면 멈춰도 된다. 작가의 권리다.
의견에 동의가 되면 수용해서 이야기를 진행해 달라.
여기에 혹시 숨은 뜻이 있는 걸까.
혹시 편집장님이 처음에 계약한 걸 후회하는 걸까. 은근슬쩍 돌려 말하는 건가.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엉엉..
우선 나는 적극수용 예정이니, 언제든 담백하게 의견을 말씀 달라고 했다.
편집장님은 그에 따라 의견을 제시했고 난 편집장님 의견에 따라 이해한 캐릭터대로 글을 썼다. 그런데, 또다시 우리는 캐릭터의 행동반경에 대한 이해에서 어긋나고 말았다. 오 마이 갓..
편집장님이 고려했던 세 가지 경우의 수의 캐릭터 설정에서 내가 고른 건 미스였던 것이다.
다행히 촘촘하게 한번 더 피드백이 왔고, 즉각 이해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잘 반영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호기롭게 써 내려갔다. 난 쓰는 게 재밌으니까!
6시간을 내리 쓰고, 다 쓰고 읽어보니, 이번 이야기는 통과할 것 같아서 자존감이 쑥쑥 올라갔다. 그래서 또 금세 답메일을 보냈다.
또 산으로 가고 있으면 얼른 피드백받는 게 낫잖은가?
그런데.. 바닥을 기는 자존감이 쓱 얼굴을 들이민다. 아니 모르겠다. 이 마음의 정체는 뭐지? 바로 이 녀석이다.
(너 편집장님 겁나 귀찮게 하는 거 같아. 좀 뜸을 들이고 보내야 있어 보이지. ~)
그 말도 맞다..
아니 그래도..
원고 못쓰고 끄는 것보다,
빨리빨리 피드백 반영해서 보내는게 더 나은거 아니..유? 누구라도.. 답..
(피드백이 일맥상통 반영되었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여간 편집장님은 내 메일을 받은 지 1분 만에 열어봤다. 그리고 그로부터 답이 없다. 물론 하루도 안 지났다. 바쁠 테야.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조바심이 난다.
또 핀트가 어긋났을까?
너무 빠른 회신에 대충 쓴 걸로 느껴질까?
정말 이 원고를 포기하고 싶지만 참고 있을까?
엉엉....
포기하지 마..
글은 자신 있는데, 내가 자신이 없는 걸까.
첫 책이 거의 투고했던 그대로 나오고, 나름 자리를 잡아서, 난 나의 재능을 찾은 줄 알았다. 힝.
하지먀 이제야 제대로 시작하는 것 같다.
아.. 여간 에 제발 우리의 마음이 맞았기를 바라며..
소심. 소심해지는 밤이다.
편집장님, 첫눈에 알아본 당신의 눈을 믿으시오소서~~ 바라고바라나이~오디세이쁘드세이~~~??..
#쭈굴이작가#피드백#투고#편집장님#날포기하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