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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다람이 Feb 13. 2024

처맞기 전엔 아무것도 모른다.

철학 이야기

처맞기 전엔 알 수 없다. 뛰지마라 잔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넘어져 무릎이 깨져봐야 아픈지 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만큼 아팠을 때 깨닫도록 만들어졌다.


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은 다르고,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할까 말까 고민되면 다 해 봐야 한다. 이게 진짜 중요하다. 


1/ 자기 객관화. 내 주제를 알 수 있다. 위치를 알면 그럴듯한 것, 허례허식 다 버리고 지금 나한테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다. 목표가 명확해진다.


나는 이직이 잦았다. 다양한 곳에서 다 해볼 수 있었다. 어떤 구조로 돈 버는 회사고, 지금 성장통이 무엇인지 회사 돌아가는 생리, 분위기 빨리 파악했다. 이걸 바탕으로 제안했다. 이런 문제가 있지 않냐?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 10에 8은 넘어왔다. 이 경험으로 기업 컨설팅 하는 게 작은 목표다.


2/ 자존감. 인간은 작은 성공으로 자존감을 얻도록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큰 목표에 닿을 수 없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라가야 한다. 멘탈이 박살 난 사람이 가벼운 루틴(하루 만보 걷기, 아침밥 챙겨먹기, 식사 후 설거지하기)으로 회복하는 것과 같다.


나에게 사업은 무겁지만, 회사를 옮기는 건 가벼웠다. 어떤 차이일까? 평생 돈을 잃어본 경험이 없다. 집 제외 천만원 이상 지출 경험이 없다. 사업은 시작과 동시에 마이너스다. 돈을 잃을까 두려워 안전한 사업을 추구하니 시작을 못한다. 거창한 사업이 아니라 작게 투자해서 매출을 만드는 경험이 먼저다.


3/ 관점. 고통은 나쁜 것, 기쁨은 좋은 것일까? 아니다. 슬픔을 극복했을 때 기쁨의 순간이 찾아온다. 우울, 불안은 무언가 하라는 신호다. 좋다, 나쁘다 사회의 기준에 빠지면 나만의 해석이 흐려진다. 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20대 후반. 돈에 집착해서 돈 외 건강, 관계, 직장 다 잃은 적이 있었다. 돈만 있으면 된다 생각했다. 막상 돈만 남았을 때 돈은 아무 의미 없었다. 왜 돈을 버는걸까? 여러 사람을 만나 묻고 또 물었다. 내 기준 돈은 비교우위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만 좋다. 쉽게 집, 차, 명품을 몸에 두를 때까지는 많을수록 좋다. 나를 상류층으로 우쭐하게 만들어준다. 돈은 딱 거기까지다.


4/ 지금 삶의 우선순위는 건강 > 관계 > 돈이다. 내가 건강해야 주변에 베풀 수 있다. 사람들이 먼저 나를 찾는다. 관계가 생기니 돈의 쓸모가 생긴다. 맛있는 거 사 먹고, 선물하고, 끈끈한 관계로 발전한다. 나라는 존재가 증명되고 마음이 안정됐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알게 됐다.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배달음식 먹고, 인스타 보면서 불안, 우울하다고 난리다. 우울증 유튜브 보고,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 매일 소주 1병씩 먹으면서 왜 간이 안 좋냐고 병원에 따지는 격이다. 이 병을 어떤 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5/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외롭고 아픈 건 이상한 게 아니다. 건강한 생의 의지다. 과잉 노출된 미디어와 풍족한 생활이 인간을 망쳐놨다. 하루 세끼 먹고 잠만 잘자도 우리 할 일은 끝났다. 


살면서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도, 모두가 다 떠나고 바닥으로 추락할 때도 있겠지만 욕망과 욕심을 구분 짓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자. 하고 싶은거 다 하면 뭐라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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