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돌 물 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레스트 강 May 24. 2024

E26. 성자들의 행진

 연세가 좀 드신 분들은 암스트롱(Louis Armstrong, 1901~1971)을 기억할 것이다. 필자로 보면 할아버지 연세 정도 된다. 그는 미국의 가수이자 재즈 연주가로 트럼펫을 불고 있는 사진이 유명하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재즈 음악가가 되어 시카고에서 흥행에 성공하였다. 우리 귀에 익은 그의 노래와 연주곡이 많지만, ‘성자들의 행진’이라는 우리말 제목인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이 괄목할 만하다. 오래된 찬송가인 이 곡의 멜로디가 우리 귀에 익은 것은 다양한 스포츠의 여러 팀에서 응원가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팀의 주제곡으로 팀이 득점할 때 등에 응원 팬들이 많이 부르고 있다. 특히 이 곡은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 축구팀(Tottenham Hotspur FC)의 응원가로 무슨 이벤트가 있으면 수만 명의 팬들이 떼창으로 부르고 있다.

     

Oh,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오, 성자들이 행진하여 오네.)

Oh,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오, 성자들이 행진하여 오네.)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Oh, when the drums begin to bang, (오, 북을 치기 시작하네요.)

Oh, when the drums begin to bang, (오, 북을 치기 시작하네요.)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Oh, when the stars fall from the sky, (오,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져요.)

Oh, when the stars fall from the sky, (오,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져요.)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Oh, when the moon turns red with blood, (오, 달이 핏빛으로 붉어져요.)

Oh, when the moon turns red with blood, (오, 달이 핏빛으로 붉어져요.)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Oh, when the trumpet sounds its call. (오, 나팔 소리가 들려요.) 

Oh, when the trumpet sounds its call. (오, 나팔 소리가 들려요.)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Oh, when the horsemen begin to ride. (오, 말 탄 사람들이 움직이네요.) 

Oh, when the horsemen begin to ride. (오, 말 탄 사람들이 움직이네요.) 

Oh, Lord, I want to be in that number. (오, 주여, 저도 그 숫자에 들고 싶어요.)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성자들이 행진하여 들어올 때.)

     

 이 곡 가사의 기본은 네 줄이다. 간단하고 단순한 가사에 이 곡의 매력이 있는 듯하다. 첫째 줄과 둘째 줄은 그때그때 가사를 바꿔 부르면 되지만 두 줄은 항상 같은 구절이 반복된다. 가사가 바뀌어도 셋째와 넷째 줄의 가사는 항상 같다. 이 노래는 찬송가에서 유래되었는데 가사는 신약성경 끝에 있는 요한계시록(Revelation)의 내용이다. 여기서 셋째 줄의 가사 중에 ‘그 숫자’는 요한계시록 7장에 나온다. 이스라엘 자손으로 그 행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지파 별로 12,000명씩인데 열두 지파이니까 전부 144,000명이 된다. 요한계시록 7장 9절에 그 외의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있다고 언급하여 그 숫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운동 경기에서는 출전 선수의 숫자가 정해져 있어 감독의 눈에 들어 시작 선수(starting member) 명단에 드는 게 선수들의 큰 희망이다.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하는 무리를 밴드(band)라고 한다. 미국 서부 개척기에 악기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원색 의상을 입히고 분장을 시키고 마차에 태워 도시를 순례하였는데 이를 밴드 마차(bandwagon)라고 부른다. 나중에 자동차가 나오면서 마차 대신에 트럭이나 버스를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미국의 서부가 개척되면서 인구가 북미의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 와중에 중부에 있는 시카고(Chicago) 지역이 크게 성장하여, 예술이나 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기의 소비가 늘어나고 우시장이 형성되고 도축시설이 생겼다. 여기에 필요한 소를 공급하기는 서부 평원에 있는 목초지였는데, 그 목장을 관리하는 목동을 카우보이(Cowboy)라고 했다. 카우보이들은 각자 목장에서 열심히 소를 키우다가 때가 되면 소 떼를 몰고 시카고에 가서 팔고 왔다. 카우보이와 소 떼의 행렬이 장관이었을 것이다. 카우보이들이 움직이는 도중에 있는 마을들은 이 행렬로 인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겪어야 했다. 이런 마을의 아가씨를 비롯한 아낙네들이 은근히 카우보이의 행렬을 기다렸다고 한다. 시카고에 가서 새로운 세상을 보고 경험한 카우보이들이 소 판 돈을 챙겨서 돌아오니 여자들의 마음이 설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배경을 묘사한 예술의 장르가 미국의 서부 영화였다. 존 웨인(John Wayne, 1907~1979)으로 대표되는 명배우들이 생겨났고 황무지였던 애리조나주(Arizona State) 등에 영화산업이 태동하였다. 뚜껑을 씌우고 네 필의 말이 끄는 사륜마차로서 철도 교통이 마련되기 전에 역(驛, stage) 사이를 오가는 운송수단인 역마차(驛馬車, stage coach)가 운행되었다. 영화의 흥행을 위하여 애리조나 카우보이(Arizona cowboy)라는 말이 생겨났고, 악당 총잡이나 보안관이 등장한다.

     

 미국의 서부 개척은 빈곤과의 투쟁 과정이다. 이런 주제로 소설을 써서 196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람이 작가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 1902~1968)이다. 미국 서부의 산호세 근방의 샐리너스(Salinas)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Stanford University)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중퇴하였다. 1919년 그 당시에 스타인벡이 고향에서 대학교에 가려면 어떻게 했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아마도 학기 초에 마차를 타거나 걸어 철도역까지 가서 열차를 타고 학교에 가지 않았을까? 그는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등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형성과 정착 과정에서 개인의 희생을 주로 그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E25. 십자가의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