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ngs you don't like 1
아침 내 하늘을 희뿌옇게 뒤덮었던 구름은 조금씩 부서지며 동쪽 하늘로 흘러가고, 구름이 떠내려간 자리에는 cyan에 가까운, 오직 빛으로만 구현해낼 수 있는 파아란색 하늘이 나타난다.
파랗고 하얀 햇살아래 불어오는 봄바람은 계속해서 구름을 헤치고 맑은 하늘을 몰고 온다. 감히 어찌 그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이런 봄의 바람을. 꽃가지를 스치고 여린 잎을 스쳐서 불어오는 이런 봄바람을.
바람은 향기의 다발을 가득히 들고서 창문을 두드린다.
발 밑으로 검고 둥그런 물체가 재빠르게 지나간다.
봄바람이 기세를 더할 때마다 꼬리를 착 내리고 낮은 포복으로 숨을 곳을 찾아 방황하시는 이 분.
아, 이 분이 계셨지.
여린 벚꽃잎의 향기를 실은 봄바람에도 기절할 만큼 놀라시는 이 지나치게 섬세한 냥반. 나의 오래된 고양이.
쿠션사이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있다가 안 되겠는지 이내 고개를 들고 측은한 눈빛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너의 흔들리는 눈빛은 단편소설 한 권 분량의 이야기를 찰나에 건넨다.
네가 두려워할 때 내가 옆에 있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구석에 숨은 너의 곁에 앉는다. 너는 내냉 큼 무릎으로 올라와 동그라니 또아리를 튼다. 같이 있어줘서 고마운 건지 코가 촉촉 해질 정도로 고르르릉 거리며.
하늘은 파랗고, 향기를 품은 봄바람은 불어오고, 내 늙은 고양이는 내 무릎 위에서 어느새 잠이 들고, 나의 다리는 23파운드의 무게에 눌려 조금씩 저려온다.
나는 티 나지 않게-마음 상하지 않게- 너를 조금씩 밀어보지만 밀리지 않는 너. 나의 뚱땡한 고양이.
봄의 날이 조금씩 서쪽으로 기울어감에 따라 바람은 시나브로 잦아든다. 너는 은근슬쩍 바닥으로 내려가 조용히 대짜로 눕는다.
나와 내 늙은 고양이의 봄날 하루는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