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nip
봄이 발갛게 물들였던 꽃잎들은 하루씩 하루씩 초록으로 밀려나며 계절은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바꾼다.
오래 기다리게 했던 씨앗들도 새싹으로 피어나 하루가 다르게 자라며 이제는 제법 무성하게 각자의 이파리들을 갖추었다.
나는 계절이 지날 때마다 하릴없이 마지막 꽃잎을 아쉬워한다.
이번 봄은 처음으로 개박하 씨앗을 심어 보았다.
나와 14년째 같이 살고 있는 네게 예쁘게 피어난 캣닢꽃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이 작은 아파트 공간에 갇힌 너의 우주 속 캣닢이란, 봉지에 잘 담겨있고 잘 가공되어 원래의 형태를 상상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냄새가 나는 마른 가루. 나는 그런 것 들을 네게 줄 때마다 나는 왠지 설명하기 힘든 안타까움을 느끼고는 했다.
내 늙은 고양이의 14번째 봄, 이번 계절에는 특별한 라벨을 붙여본다.
14년 묘생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대부분 소소한 것들 일 테지만 그래도- 앞으로 남은 우리의 계절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