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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Feb 22. 2024

〈추억의 생애〉



227-8. 동시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평범한 고독과 성실을 택하는 것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아버지뻘 되는 딩크족에 애견인이자 개인주의자인 한 중년 남성의 미시사.

 내가 〈샴페인 수퍼노바〉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Wipe that tear away now from your eye’라는 한 문장과 끝나기 전의 지치지 않고 반복되는 구간 때문이다. 계속해서 높아지는 기분 상태에서 땅을 바라보고 있지만, 약에 취해 썼다기에 저 문장은 다소 사려가 깊다. 중요한 것은 정확히 딱 저 한 문장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오타가 아닌가 싶었던 새롭고 감각적인 단어들을 많이 배웠다. 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며 드레퓌스 사건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따로 찾아보지 않았었다. 애초에 사회적 사건보다 내면에 초점을 둔 이야기라 생각한 까닭에서다. 하지만 시공간적으로 더 근접한 곳이라서 그럴까, 1980년 5월을 회상하는 소년 시절 글쓴이의 보이스와 시각은 과연 적절한 무게감이었고 충분했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다른 날들도 마찬가지로. 물성을 극복한 채 선명해져만 가는 콘텐츠들이 흐릿해졌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글쓴이로부터 조금이나마 선명해진 과거의 순간들은 자못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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