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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Feb 09. 2024

〈돌봄의 찻상〉


36. 하루에도 수차례 느닷없이 내리는 빗줄기마저 현재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위해, 습하고 서늘한 기온을 따뜻한 밀크티와 제법 어울리는 찻상의 멋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직 가스등을 켜던 시절 타지에서 홀로 유학생활을 시작하며, 작가가 어떻게 차와 친해지게 되었는지가 담겨있다. 결코 침범할 수 없는 그때의 따스한 기억은 작가가 몸 기댈 곳이 필요할 때마다 그녀에게 작고 충분한 공간을 내어주었다. 혼자서만 차를 마신 것은 아니지만 1장에서의 일화들은 보다 개인적이고 내적인 맥락을 함유하고 있다. 어떤 외로움은 소중히 해야 할 감정인 것이다.

 프랑스의 아페리티프와 영국의 애프터눈티 등 차가 어떻게 지구 어딘가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 로컬한 문화에 흡수되었는지 역사적 배경도 틈틈이 담겨있다. 읽다보니 세이렌을 중심으로 한 커피문화가 오히려 한국에 만연해있는 것이 이상할 건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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