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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May 04. 2024

〈땅에 쓰는 시〉



 며칠 전 1세대 조경가 정영선 할머니께서 유퀴즈에 나오셨다.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땅에 쓰는 시〉가 4월에 개봉되면서였다. 영화는 아주 재밌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녀에게 존경심을 품게 하는 것이었고 작업 과정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조경은 건축처럼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공간을 재편하고 풍경과 시선을 지휘하며 그곳을 나다니는 인간에게 인지되지 않는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나무위키에 검색해보면 조경기능사는 조경 관련 자격증 중 가장 낮은 단계에 위치해있다. 실기보다 필기가 합격률이 낮으며 50%쯤 한다. 본 책에는 15회분의 실전모의고사 외에도 2014년부터 2021년까지의 총 28회분의 기출문제가 실려 있다. 전 문제가 객관식이며 별도의 답지 없이 각 장마다 밑에 작게 답이 표시되어 있다. 따라서 문제를 먼저 풀고 개념을 보는 식으로 탄력적인 학습 방식이 가능하다.

 자격증 취득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조경 자체를 공부하기에도 좋다. 또는 설계, 시공, 관리에 한 챕터씩 할애되어 있어 중 어떤 쪽으로 가더라도 대비할 수 있다. 〈땅에 쓰는 시〉에서 정영선 조경가는 한국 조경의 특징은 무엇을 더 하려는 게 아니라 잔잔한 데에 있다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신다. 그 내용에 대해 초반부에서 동ㆍ서양의 조경양식과 각 나라별 조경 풍습에 주목하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조경에 쓰이는 수목의 수형과 규격, 토양과 바람 등의 환경에 대해서 다루고 식재작업의 프로세스가 나온다. 영화에 나오듯이 수직에서 바라본 시점의 배식평면도를 그리는 방법과 경사를 고려하고 동선을 구획하는 방식이 나온다. 순서가 조금 섞여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설계 시 장소의 맥락과 조건을 파악한 뒤 디테일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위한 구성이다. 정영선 할머니가 평면도를 채워나가실 때, 색연필을 먼저 들고 연필을 들었듯이 말이다. 물론 영화에선 자세히 드러나지 않은 식재 후 관리 등 후속조치까지 포함된다.

 무엇보다, 많은 내용에 비해 압축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구입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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