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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작가 Nov 24. 2022

호주 워홀 - 첫날 힘들었던 영어 의사소통

워홀 일기 2

오랜 시간 망설였던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시작! 첫 번째 도시로 시드니에 왔다.


타운홀 역


지하철을 타고 타운홀 역 주변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도착했으나 영어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선 듯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숙소 예약 사이트를 켜 두고, 안내 데스크에서 사용할 영어 문장들을 준비했다. 커다란 케리어를 옆에 둔 채 길거리에서 영어 공부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겐 숙소로 들어갈 준비 시간이자 용기를 얻는 과정이었다. 나만의 짧은 준비과정을 마치고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게스트하우스 내부엔 커다란 여행 가방을 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게스트하우스 직원 앞으로 갔다.


"I have a reservation(나는 예약을 했습니다.)"


앞에서 준비했던 문장을 멋지게 말했으나 돌아오는 직원의 말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준비를 마치고 기세 등등했던 조금 전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금세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정말로 머릿속이 하얘졌었다.)


"...name(이름)..."


알아들을 수 없던 직원의 말속 'name'이라는 단어가 들렸다. 나는 직원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내 이름을 말해줬다. 다행히도 그 직원은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 속 나의 이름을 찾은 듯했다. 직원은 나에게 방 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며 위로 올라가라는 손짓을 했다.


"... Thank you(고맙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힘들었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건네받은 종이에 적힌 방을 찾아가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비어있는 침대에 짐을 푼 뒤 건물 밖으로 나왔다. 뭔가 큰 일을 해낸 기분이었다.


시드니 시내


워킹 홀리데이 첫날, 오늘 바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커먼웰스' 은행에 가서 카드를 수령하는 일! 호주에 오기 전 한국에서 미리 온라인 카드 신청을 했었다. 미리 예약한 은행으로 가서 카드를 받아오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이 걱정됐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사건을 해결한 뒤였던 나는 '준비한 서류와 바디랭귀지로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은행은 게스트하우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달리 사람이 없어 정적만 흘렀다. 고요함 속 내 인기척을 느낀 은행 직원분이 나에게 다가왔다.


"How..."


이번에도 직원분의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당황했지만 "Card(카드)", "Working holiday(워킹 홀리데이)" 단 두 단어를 통해 나의 목적을 전달하는 데는 성공했다. 직원은 나를 자리로 안내했고, 나는 준비한 모든 서류들을 보여주었다. 직원은 정보가 더 필요한 듯 나에게 몇 가지 물어봤지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직원은 '잠시 기다려 주세요'라고 한 후 주변 동료들과 함께 나의 카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혼자 앉아서 기다리는 나에게 "언제 왔어요?", "시드니는 처음 왔어요?" 등 간단한 질문들로 불편함 없이 친절하게 맞이해준 직원분들이 고맙게 느껴졌으며, 간단한 대화는 나도 가능하구나!라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호주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것과 같이 새로운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새로운 것에 대비해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고,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히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그 상황에 직접 마주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첫날 있었던 이 경험들은 앞으로의 영어 부담감을 많이 낮춰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직접 부딪쳐 볼 수 있는 용기도 주었다. 후에 이 용기가 나를 농장으로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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