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곧 겨울이겠지
살랑거리는 바람에 버드나무 가지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스스슥 스스슥 가볍게 스치는 바람 소리가 좋다
오늘은 그렇게 한참이나 숲에 앉아있었다
오롯이 혼자가 되어 생각에 잠겼다
보통의 하루
모처럼 밝은 기운이 드는 날이다
아무 날 아닌 오늘이지만 꽤나 기억에 남을 듯한 날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 집에 돌아가는 지름길을 두고 최대한 멀리 돌아가 본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참 더웠는데
어느덧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가 되었다
그리고 곧 시린 겨울이 오겠지
겨울에 태어난 이는 겨울이 너무 춥다
차라리 더운 여름이 낫다..
계절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약간은 울적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코끝이 시큰한 가을은 기분이 좋으면서 슬프기도 한 아린 마음이 들게 한다
높고 파란 하늘의 이 날의 기분은 자유롭고 시원하다
특별하진 않지만 언젠가 생각 날 것 같은 날
이 시간이 그리울 때가 올 것 같다
오늘을 마음껏 즐겨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