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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밤은 너무도 길어

해피엔딩이 있을까

by MayBePeace


언젠가부터 모든 것을

해피엔딩으로 바꿔야만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불행했던 과거의 기억을 누르기 위해

평소 끊임없이 행복한 기억을 채우려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


늘 힘들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행복한 척, 괜찮은 척을 하려 애쓴다


그러다 이내 곪아터져 버린다.


오늘은 저녁밥을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툭 튀어나왔다


왜… 우니?

내 앞에 앉아있는 이가 묻는다


울고 싶어서 우는 게 아닌데

그냥 물이 가득차서 터져 나와버린 거다

눈물이라는 것이 의사와는 상관없이 흘러 내린다.

마치 가득찬 물통에서 물이 넘쳐나듯이..


왜 눈물이 나왔는지는 모른다.

그냥 슬픔이 가득한 몸이 참지 못하고

그 물을 내보내며 아파하고 있었다.

마음속에 있던 어떠한 것이 터져 나와 버렸다.


그는 쉼 없이 사랑을 부어주지만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깨져있던 마음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마치 밑 빠진 독 같은 마음이다.


슬픔이 지배하는 몸뚱이는

평생을 불행 속에서 살아갈 것만 같다.

슬픔이 가득 찬 눈망울에는 시퍼런 장면만 눈에 들어온다.


이 삶에는 해피엔딩이란 것이 있을까?

격렬히 슬픔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이 삶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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