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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퀴터 May 22. 2023

살기를 그만두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시 몰라요. 언젠가는 삶을 좋아하게 될 수도 있어요

20대 내내 사는 게 너무 힘겨웠다. 삶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늘 나와 함께했지만 억지로 살아있었다. 그러던 걸 어찌어찌 연명하다 보니 30대가 되었는데, 지금은 사는 게 그리 싫지가 않다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사실은 이 삶을 꽤나 즐기고 있다. 힘들어하던 20대의 나에게 가서 말할 수만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그 슬픔과 고통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며 넌 삶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걸. 그리고 행복해하며 살 거라는 걸!


로스쿨을 그만둘 때 나는 내가 영원히 행복하지 못할 줄 알았다. 평생 죄책감과 패배감을 갖고 살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지금 하는 일도 좋고, 일하러 갈 때의 마음도 가뿐하고, 카페에서 수업 준비하는 시간도 좋고, 살고 있는 집과 동네도 좋고, 같이 있는 사람도 좋다. 아침에 눈을 뜨면 순수하게 기분이 좋다. 신기하게도 삶을 좋아하게 되고 나니 아기들이 좋아 보인다. 그동안은 아기를 볼 때마다 ‘길고 긴 불행이 시작됐군’ 같은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평범하게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 삶이 좋아졌다고 해서 내가 20대 때 느꼈던 고통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버텨냈기에 내 가족과 주변인들은 큰 고통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는 살아내야 하는 것 아니겠나? 만약 너무너무 힘든 사람이 있다면 꼭 내 글을 보고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기분은 나아질 수 있다. 참고로 내 20대의 기분 평균을 점수로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15점이며, 최근 3년 간의 평균은 85점이다. 당신도 15점에서 85점의 기분이 될 수 있다!


삶의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정한 가치대로 살면 된다. 사회나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은 듣지 말고. 나는 주변 사람들이 라벨링 해준 내 틀에서 탈피하여 온전히 자유로워지고 나서 처음으로 행복을 찾았다. 물론 초반에는 왠지 스스로가 실패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내 자신이 이전과 비교하여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된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꼭 믿어 주기를. 나도 이렇게 행복해질 줄 알았으면 그때 그렇게 울지 말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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