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꽃 사진
이른 더위가 꽃을 찾아와 주인 행세를 하고
경계석 아래 경계선에 꽃잎이 쫓겨나듣
이별이 아쉬워 떠나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짧은 봄을 그렇게 보내고 나면
한 여름 더위에 허덕이다
꽃이 언제 지는지 기억도 못 하고
그늘로 숨어 찾을 수 없을것 같아
나는 또 사진을 찍어본다
찍은 사진을 보다 같은 추억들이
구석에 처박혀 고독을 붙잡고 쭈그려 앉은
사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몰려온다
그래서 새로 찍은 사진을 슬그머니 지우고
어색한 사진들만 뒤적거린다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는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나는
꽃의 포로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