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지 May 19. 2023

무의식의 프로그래밍

'무의식'이라는 나를 조종하는 일련의 프로그램

결국 자의식을 가지게 되는 외면의 판단과정에서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의식이 있기 전에 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화가 났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행동했다면 자각하기 전에 무의식에서는 이미 화가 나라는 감정적 정언명령을 내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라고 자각하기 전에 무의식의 컴퓨터에는 이미 그렇게 생각이 작동하도록 프로그램화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자아는 유동하는 허상이라는 말이 있지만 난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유하자면 태어났을 때 그 생각이나 감정을 조종하는 프로그램, 일종의 '컴퓨터'가 하나씩 있다고 하면 이제 어릴 때부터 그 컴퓨터에 어떤 기억들로 가득하냐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아기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컴퓨터에는 프로그램화가 된다. 좋으면 좋은 대로, 불우하면 불우한 대로 컴퓨터에는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정보가 시시각각 그 컴퓨터 안에 입력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의 형성도 이 컴퓨터 안에 어떻게 프로그래밍화가 되는지에 따라 다른 것이다


좋지 않은 감정의 결핍이 있다면 사람에게 집착할 수 있는데, 만약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애정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의식하기도 전에 자신의 컴퓨터에 입력되어 있는 과거의 내용을 바탕으로 '애정이 부족하니 사람에게 집착해서 사랑을 얻어라'라는 명령을 내린 것과 같고 그 명령을 내린 대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삶이 힘들다면 다른 사람의 탓을 하고 현실에서 원인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고정된 자신의 어떤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무의식적인 조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삶이 행복한 사람은 그 컴퓨터 프로그램에 좋은 기억과 경험을 담고 있다. 비유하자면 그 좋은 경험이 빼곡히 적힌 컴퓨터에서 현실의 '나'의 행동이 프린트되어 나오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경험을 한 사람, 고생을 한 사람 상관없이 모두 프로그램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지 않으면 파괴적인 충동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화' 이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가정에서 쌓이는 분노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컴퓨터는 '네가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약한 사람에게 그 화풀이를 하라'라고 명령한 것이다. 물론 무의식적인 작용이라 학교폭력의 가해자도 자신이 파괴적인 충동이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을 고치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는 것은, 컴퓨터의 프로그램에 수록된 많은 경험과 무의식들을 의식에서 하나하나 꺼내보면서 내가 어떤 영향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돌아보고 그 프로그램을 현재의 좋은 기억이나 새로 깨닫게 된 지식으로 '수정' 해나갈 수 있다. 인간은 무조건 과거보다 현재가 강하다.


만약 지금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데이터가 많다면 아마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것'을 낳아서 세상을 사랑으로 채울 수 있고, 그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져 더 많은 사랑을 전해올 수 있다. 결국 자신의 프로그램(인생)을 돌아본다는 것은 현실에 출력되는 출력물(감정)을 돌아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그램을 돌아보고 좋지 않거나 나쁜, 습관이 있다고 생각하면 의식적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경증과 사회성의 발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