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무엇일까요? 엔진이겠죠.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니까요. 그러한 엔진이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부속이 있습니다. 엔진의 냉각장치입니다. 냉각장치가 엔진을 식히지 않으면 과열되어 엔진이 터집니다. 엔진에서 연료의 열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전환되고, 그 운동 에너지를 통해 자동차가 굴러가는데 열에서 운동으로 에너지가 바뀌는 과정의 컨트롤이 매우 중요합니다. 냉각장치로 컨트롤되지 않으면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해서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거든요.
인체에서 엔진은 심心입니다. 쉼없이 박동해야 살지요. 그렇다면 우리 몸의 냉각장치는 무엇일까요? 한의학 관점에서 폐肺입니다. 해부학적으로도 폐가 심장을 위에서 감싸고 있으니 이는 폐肺가 심화心火를 컨트롤하는 형상입니다. 폐가 병들면 심화心火 문제가 함께 나타나기도 하는데 부정맥, 심계항진, 고혈압, 신경정신과 질환 등이 폐 치료로 치유되는 케이스들이 이런 경우입니다. 따라서 심장질환이 심 자체의 치료로 해결되지 않으면 냉각장치 고장에 따른 엔진 과열 문제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냉각장치에는 냉각수를 채우지요. 이러한 냉각수가 바로 폐음肺陰입니다. 그동안 폐음의 중요성을 연이어 강조했는데 수승화강水升火降으로 설명한 내용이 여러분께 너무 어려울 수 있어서 자동차 냉각수에 비유해 봅니다. 제가 폐음을 이토록 중시하는 것은 코로나19를 분기점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양생과 섭생의 무게 중심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양기陽氣 북돋는, 자동차 엔진의 파워를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음혈陰血 보충하는, 자동차 냉각장치에 냉각수 채우는 일이 더 강조됩니다.
점막 면역으로 전염병 예방을 돕는 것이 폐음이고, 감염 후에 사이토카인 폭풍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도 폐음이며 치유 후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 역시 폐음입니다. 냉각장치에 냉각수가 덜 마르게 하면서 냉각수가 부족하지 않도록 채우는 일이 포스트 코로나에선 제일 중시됩니다. 폐음에 관한 내용을 마치면서 폐음 돕는 방법을 나열하겠습니다.
1. 매운 음식 절제.
2. 카페인 같은 이뇨 음식 절제.
3. 열사병, 일사병, 설사병에 주의.
4. 과격한 운동, 사우나, 찜질방 등으로 지나치게 땀 흘리지 않도록 주의.
5. 온풍기, 제습기 등으로 환경이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주의.
6. 충분한 수분 섭취.
7. 자정 이전에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