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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한의사 손영기 Apr 23. 2023

커피를 대신할 한방차는?

제주 한의사의 건강 이야기


생수 이외의 음료가 간절할 때 커피, 녹차, 청량음료, 과일쥬스 대신에 한방차를 권합니다.


한약재를 끓인 것이 한방차이지요. 


한약과의 차이는 약성이 순해서 음식에 가까운 한약재 1가지를 가볍게 끓여서 마시는 것이 한방차입니다.


한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마시는 것이 한방차이기에 


인삼, 홍삼 같은 약성이 강한 한약재를 한방차 재료로 삼으면 안됩니다.


약성이 순해서 한방차 재료로 삼을 수 있더라도 마실 수 있는 상황과 마시면 안되는 경우가 있기에 


대표적인 한방차 7가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1. 당귀차:


당귀차는 빈혈이나 저혈압에 효과적입니다. 보혈補血(혈액 보충)을 대표하는 약재가 당귀이기 때문입니다. 


감미甘味로 혈액을 증진시키는데 다소 매운 맛(辛)이 함께 느껴집니다. 


그 매운 맛을 통해 혈액이 순환(活血)됩니다. 


당귀의 단 맛이 보혈하고, 매운 맛이 활혈活血시킵니다. 


당귀의 혈액 순환은 생리를 통하게 하는 조경調經으로 발휘되어 생리불순과 월경통 심한 여성에게 좋습니다. 


당귀차를 여성용 한방차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귀에는 일당귀와 토당귀가 있습니다. 


일당귀는 감미甘味, 토당귀는 신미辛味가 강합니다. 


따라서 보혈補血을 목적으로 한방차 삼는 것은 일당귀입니다. 


매운 맛이 강한 토당귀는 기운 발산發散이 우수해서 순환제나 감기약으로 쓰입니다. 


달콤한 향과 맛이 나는 일당귀와 달리 토당귀는 매콤한 자극이 뚜렷해 한방차 삼기에 무리입니다. 


토당귀가 주로 유통되는 현실에서 당귀차의 올바른 선택이 요구됩니다. 


소화불량과 설사에는 당귀차를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2. 모과차:


모과차는 기운 수렴을 대표하는 한방차입니다. 


감미甘味가 없어 음혈을 보충하진 않으나 산미酸味가 기운을 수렴하므로 


기운 발산 탓에 고통 받는 현대인에게 요긴합니다. 


구토, 설사 같은 기운 발산을 멈추게 합니다. 


기운을 수렴하면서 습담濕痰(체액 노폐물)을 일으키는 다른 약재와 달리 


모과는 병리적인 습濕을 제거합니다. 


습이 소화기에서 벌어지는 구토, 설사와 근육에서 생기는 근육 경직, 살에서 발생하는 부종에 효과적입니다.

 

카페인 음료는 근육을 긴장시키지만 모과차는 긴장된 근육을 풀어줍니다. 


컴퓨터 사용으로 목 근육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픈 현대인은 커피 대신에 모과차를 선택하세요. 


노동으로 근육통 잦은 사람 역시 마찬가집니다. 


설탕에 재운 모과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설탕이 병리적인 습濕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감미료 없이 시큼한 맛 자체를 즐기세요. 


다만 강한 산미酸味로 장腸 기운을 수렴하므로 변비에는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마시면 이빨이 약해집니다.


  

3. 오미자차:


오미자차는 기운 수렴이 모과차보다 강합니다.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오미자五味子라 부르는데 산미酸味가 강합니다. 


시큼한 맛이 기침, 땀, 정액, 설사 같은 기운 발산을 멈추게 합니다. 


모과차가 소화기 발산(구토, 설사)을 다스린다면 오미자차는 호흡기 발산(기침, 땀)을 진정시킵니다. 


모과차보다 강한 수렴 작용이 정액 새는 문제(滑精)까지 치료하지요. 


모과차와 달리 감미甘味가 있어서 음혈陰血(체액과 혈액)을 보충합니다. 


같은 기운 수렴이라도 모과차는 습濕을 말리는 반면에 오미자차는 음혈陰血을 보충합니다.


그러나 감기 중에 마실 수 없음은 모과차와 오미자차 모두 같습니다.

  

오미자차가 진정시키는 기침은 폐기肺氣의 수렴이 떨어진 노인성 기침입니다. 


감기로 인한 기침이 아닙니다. 


기침 감기에 오미자차를 마시면 열熱이 뭉칩니다. 


땀으로 발산해야할 감기 기운을 땀 멈추게 만드는 오미자가 수렴시키면 감기가 악화됩니다. 


오미자 탓에 감기가 심해진 환자를 자주 접합니다. 


모과차도 마찬가집니다. 


목감기에 마시면 안 됩니다. 


경직된 목 근육 풀어주는 모과차를 목감기에 좋다고 오인하지 마세요. 


감기 더 심해집니다. 


한 잔 정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열 감기에 오미자차를 마셨다가 그 한 잔 때문에 고열高熱로 악화된 환자를 본 적 있습니다. 


현대인의 감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이처럼 감기 치유에 역행하는 일이 생활 속에 벌어져섭니다. 


감기 중엔 기운을 수렴하는 산미酸味와 삽미澁味를 멀리해야 합니다.


  

4. 백련차:


백련차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한방차입니다. 


고미苦味를 지녀 성질이 차가운데 그래서 심열心熱을 제어합니다. 


불안, 초조한 신경쇠약과 불면, 심장 마구 뛰는 심계항진에 백련차가 효과적인 것은 심열을 다스려섭니다. 


현대인은 백련차의 청심안신淸心安神에 주목해야 합니다. 


안신安神은 폭주된 감각의 진정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으로 폭주된 감각을 백련차가 진정시킵니다. 


백련차 ,즉 연꽃잎이 카페인의 부작용을 치유합니다. 


머리에 몰린 기운을 아래로 내려 감각 폭주를 가라앉힙니다. 


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 그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마음 수행을 강조하는 불가佛家에서 심열心熱을 진정시키는 연꽃의 의미가 큽니다.

  

염화미소拈華微笑.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집어든 석가모니에게 미소 지은 제자 가섭. 


깨달음의 경지에서는 이처럼 말이 필요 없습니다. 


감각 폭주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행자에게는 감각을 폭주시키는 커피, 녹차 대신에 백련차가 바람직합니다. 


백련차가 주로 절에서 만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잎에는 고미苦味 외에도 삽미澁味가 있어서 기운 수렴이 강력합니다. 


오미자 이상입니다. 


강한 수렴으로 지혈止血 효과를 보입니다. 


모과차가 소화(土) 기운을 수렴하고, 오미자차가 호흡(金) 기운을 수렴한다면 


백련차는 혈액의 순환(火) 기운을 수렴합니다. 


잦은 코피와 소변 출혈, 대변 출혈에 백련차가 도움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연잎보다 연꽃 종자인 연자육蓮子肉을 약재로 사용합니다. 


설사와 새는 정액을 막으면서 신경 안정제로 처방합니다.


  

5. 귤피차:


귤피차는 소화를 돕는 한방차입니다. 


신미辛味로 성질이 따듯해서 기운을 소통시키고 습濕을 말립니다. 


특히 소화기에 정체된 습담濕痰을 제거해서 소화 장애를 다스립니다. 


매운 맛 때문에 음혈陰血 부족 환자의 장기 복용은 부담이지만 


성질이 완만하므로 순환제, 소화제 삼을 수 있습니다. 


귤피의 매운 맛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은 고미苦味를 함께 지녀섭니다. 


쓴 맛의 기운 침강沈降이 매운 맛의 승부升浮를 통제합니다. 


귤피는 고미苦味보다 신미辛味가 강하지만 오래되면 쓴 맛이 깊어집니다. 


이처럼 쓴 맛이 강해진, 오래 묵은 귤피를 진피陳皮라고 부릅니다. 

 

진피는 한의학에서 감초보다 많이 활용되는 약재입니다. 


기운을 소통시켜 습담濕痰을 제거하면서 음혈陰血 소모도 없기 때문에 모든 처방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귤피의 매운 맛이 부담되는 음혈 부족 환자에게는 귤피보다 진피가 좋습니다. 


오래 묵은 귤껍질일수록 좋은데 최소 3년 묵은 것을 진피로 사용합니다. 


3년 이상 묵으면 귤피 뒷면의 하얀색 물질이 없어지는데 이래야 진피 효과가 발휘됩니다. 


귤 먹을 때 모은 껍질을 건조시켜 3년 이상 보관하세요. 


이렇게 보관되어 뒷면에 하얀 물질 없어진 귤껍질을 끓인 것이 진피차입니다. 


소화기 약한 음혈陰血 부족에 이처럼 훌륭한 한방차는 없습니다. 


3년을 준비한 정성에 보답이 있을 것입니다.

 

반드시 친환경 귤을 선택해야 합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귤은 화학적으로 후숙하는 데다가 표면에 광택제를 바르는 탓에 


한방차 재료로 삼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일본에서는 귤피차가 다이어트 한방차로 인기입니다. 


부종浮腫을 다스리는 귤피 효능이 다이어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종이 심한 가성假性 비만에 효과적입니다.


지방 세포가 크거나 많은 진성眞性 비만에는 다이어트 효과가 없으니 


음혈陰血 부족한 진성 비만 환자가 귤피차를 남용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진피차는 괜찮습니다.


  

6. 박하차:


박하차는 커피 대용 한방차입니다. 


신미辛味로 기운을 발산시키지만 성질이 서늘해서 열熱을 식힙니다. 


서늘한 성질의 매운 맛이 머리를 맑게 하므로 카페인 각성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정신이 명료하지 못해 각성이 요구될 때 커피 대신 박하차를 마시세요. 


박하의 청량감이 도움 됩니다. 


커피 홀릭의 탈출구로 삼을 수 있는데 음혈陰血(체액과 혈액) 부족한 사람은 


박하차도 커피처럼 장기 복용할 것이 못됩니다.


특히 땀 많이 흘리는 사람은 피해야 합니다.

  

박하차는 모과차, 오미자차와 달리 감기약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청두목淸頭目, 이인후利咽喉 작용으로 두통을 동반한 감기와 목 붓고 아픈 감기에 효과적입니다. 


박하차는 목 감기약입니다. 


고미苦味의 상엽(뽕나무 잎)과 달리 박하는 신미辛味를 지녀 감기 기운을 땀으로 배출합니다.


  

7. 자소엽차:


자소엽차는 녹차 대용 한방차입니다. 


박하차처럼 신미辛味를 지니면서 귤피차처럼 성질이 따듯합니다. 


이에 박하차처럼 감기를 치료(解表散寒)하고, 귤피차처럼 기운을 소통(行氣寬中)시킵니다. 


박하차와 달리 성질이 따듯하므로 고열高熱 감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소화 장애가 동반한 감기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임신부 감기에 좋습니다. 자소엽에는 태아를 진정시키는 효능(安胎)이 있어섭니다. 


고열을 동반하지 않는 임신부 초기 감기에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습니다.

  

자소엽은 차조기잎으로 육류, 생선, 게를 해독합니다. 


고기나 회를 깻잎과 함께 먹는 이유입니다. 


깻잎이 차조기잎과 비슷해섭니다. 


이에 자소엽차를 녹차 대용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소화시키는 녹차처럼 마실 수 있습니다. 


임신부가 소화제 삼아도 괜찮습니다. 


입덧에 활용 가능합니다. 


다만 신미辛味 지닌 한방차이므로 장기 복용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카페인보다는 안전합니다. 


커피 대신 박하차, 녹차 대신 자소엽차로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세요.




제주 관자재한의원 특진의 손영기

https://cafe.naver.com/sonyoung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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