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영화 이야기
1800년대, 추리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 작가인 에드거 앨런 포가 남긴 명언 가운데 하나.
"본 것은 절반만 믿고, 들은 것은 전혀 믿지 말라."
Believe only half of what you see and nothing that you hear.
인간의 관觀은 모두 현상에 대한 해석이므로 그 해석이 틀릴 수 있다.
따라서 현상 해석은 결코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사의 분쟁 대부분이 현상 해석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
해석의 자리에서 믿음을 제거하면 마찰이 사라져 마음에 평안을 얻는다.
현상 해석은 애당초 믿음의 대상이 아니기에
절반만 믿을 것도 없고, 전혀 믿지 말아야 할 것도 없다.
믿느냐 마느냐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더 페일 블루 아이.
에드거 앨런 포의 명언이 담긴 영화.
미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 포가 6개월 다닌 사실을 모티브 삼아
"네가 듣는 것은 모두 믿지 말고, 네가 보는 것도 절반만 믿으라"는 그의 명언을 주제로 만든 추리 영화.
마지막 반전이 압권.
현상 해석은 믿음의 대상이 아님을 주절주절 말로 설명해 주는 것보다 이 영화 한편의 관람이 효과적.
창백한 푸른 눈.
세상을 관觀하는 시선은 차갑도록 냉정해야 한다.
그래야 현상 해석에 믿음이 붙지 않는다.
한의사를 비롯한 현상 해석자가 항상 겸손해야 하는 이유.
다만 한의사의 경우엔 해석 검증이 바로 가능한데
질병 치유라는 결과가 나타나는 해석(변증)만 인정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피드백이 빠르고 확실함은 절차탁마 스스로 반성하기에 좋으니
한의사라는 직업은 현상 해석을 자기 수행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