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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유히 Apr 11. 2023

사천 토박이가 봄에 가는 히든 플레이스 2곳

20년 차 경남 사천 야매 토박이의 취향 가득한 히든 플레이스

가는 길엔 벚꽃이, 눈앞엔 바다가 펼쳐진, 카페 바움하우스


경남 삼천포는 알아도 사천은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항공우주도시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공항 말고는 크게 소개할 게 없는 사천시(개인적인 견해). 나는 태어난 건 부산이지만 잠깐 진주를 거쳐 사천에서 초중고를 나왔기에 야매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논밭뿐인 이 촌동네가 참 싫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계속 머물고 싶은 마음. 차를 타고 20분만 달리면 바닷가가 펼쳐지고 잔잔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곳이니까. 사천에 바다뷰가 스팟인 대형카페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나의 베스트 카페는 바로 '바움하우스'


풀빌라와 함께 운영하는 카페로 무지개해안도로에서 서포다리를 타고 20분 정도 깊숙이 들어가면 갈 수 있는 곳. 오미자차를 아이스로 한 잔 시켜놓고 카페 외부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음료를 기다리며 물멍을 때리기 딱 좋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다른 대형카페에 비해 방문객들이 많지 않아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카페 아래로 내려가면 바닷가 앞에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그렇기에 바로 눈앞에서 한 톤 다운된 짙은 에메랄드 빛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다. 가만히 앉아 잔잔히 일렁이는 윤슬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것이 내가 바움하우스를 좋아하는 제일 큰 이유.



21년 2월에 방문했을 당시,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오후 4시쯤에는 밀물 때라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담요는 필수라고 하셨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실내에서도 바다뷰를 볼 수 있고 고요히 책을 읽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차가 있었던 시절엔 주말에 혼자 방문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려가기도 했던 곳. 단 한 가지 아쉬운 건 시내버스도 다니지 않기 때문에 뚜벅이로는 방문이 어렵다. 그러고 보니 작년 봄에 아는 동생과 한번 다녀오고 벌써 1년이 지나버렸다.



맛있는 베이커리 류가 많은 대형카페는 아니지만 사람들을 피해 조용히 물멍을 하고 싶거나 바다뷰를 보며 독서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또 바움하우스로 가는 길목의 대부분이 벚꽃길이라 인파 없이 천천히 벚꽃을 구경하며 카페에 갈 수 있으니 이왕이면 봄에 꼭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봄에 걸으면 눈과 마음이 즐거운 곳, 진주 남강습지원


작년 5월, 퇴사 후 걷기 대회에 참여하여 혼자 50km를 걸은 적이 있다. 그때 당시 지나갔었던 ‘진주 남강습지원’을 잊지 못한다. 내가 거주하는 곳과 나의 생활 반경과는 완전 반대인 동네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초록초록한 봄 그 자체였다. ‘아니 진주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 너무 예뻤고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모른다. 지나온 풍경 또한 놓치기 싫어서 자꾸만 뒤돌아 보며 모든 장면을 눈으로 담으려 했다.



남강습지원을 추천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남강습지원을 향하는 길인 신안 녹지공원부터 카메라를 꺼내게 만든다. 그리고 남강습지원을 지나 자연스럽게 진주의 터줏대감 ‘진양호공원’으로 향할 수 있는데, 여기서 ‘양마산 물빛길’이라는 트레킹 길도 접할 수 있다. 평소 걷기와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진양호 호수뷰를 보며 트레킹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잔잔하고 웅장한 진양호가 눈에 꽉 차게 담기는데 정말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느낌이랄까. 트레킹을 하게 된다면 등산을 하는 것만 같은 구간도 있기에 일반 신발보다는 트레킹화나 등산화를 꼭 착용하는 걸 추천한다.


 ‘신안 녹지공원길 - 남강습지원 - 양마산 물빛길’ 이 세 가지 코스는 몸이 지치는 것도 모를 만큼 눈이 즐거운 여정이다. 그렇기에 푸른빛이 가득한 봄을 체감하고 싶다면 이 길을 여유롭게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외에도 사천의 무지개 해안도로, 진주 남강, 진주수목원과 그 옆에 있는 글램핑 캠핑장(반나절 대여), 모든 길이 벚꽃길인 진주 대평 호반길 등 사천-진주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곳들이 많다. 사천과 진주는 작은 소도시지만 그만큼 큰 인파 없이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사천 진주는 고성과 통영 그리고 남해, 부산과도 접점이 좋아서 부담 없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분명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점은 많겠지만 평소 여유로움과 잔잔함을 추구하는 나의 감성에는 딱 맞는 지역이랄까.


많은 이들이 사천과 진주를 꼭 한번 방문하여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기억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기억을 만들어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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