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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유히 Aug 16. 2023

글쓰기 10개월 차, 내가 깨달은 것들

내게 끊임없이 위안을 주는 글쓰기


글쓰기 수업 10개월 차. 작년 재취업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벌써 가을, 겨울,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수업을 하며 느낀 것은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만 해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이번주 과제는 자유주제로 써보겠다고 아주 호기롭게 엄포를 했으나 주제만 여러 번 바꿨다. 글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그동안 내가 쓴 글들을 쭉 읽어보며 느낀 점이 있다. 글쓰기 클래스 초기와 비교했을 때보다 글이 조금 더 간결해지고 다듬어졌다. 담고 싶은 걸 다 담는 것보다는 버릴 건 버리고 줄일 수 있는 건 줄이는 것이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달까. 내 생각을 독자에게 순도 100% 전달한다는 건 힘든 영역인 것 같다. 사람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쩌면 독자들은 내 글을 읽으며 자신만의 감성으로 나를 오이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건 정말 가치 있는 일이다. 내 글이 한 사람에게 힘을 북돋아 줄 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때 뿌듯함을 느낀다. 더 나아가 나의 글을 보며 ‘당신과 비슷한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것, 그 사람도 이렇게 버텨내며 살고 있다는 것’ 그걸 알아보고 공감해 주는 사람에게 나 또한 더 큰 위로를 받는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과의 재밌는 시간을 가져도 어쩔 땐 글 한 줄이 내게 더 유의미할 때가 있다. 그 한 문장의 여운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처럼.. 어쩌면 글이 가지는 가치는 무한대가 아닐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깨달아 갈 때가 많다. 과제를 하며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었는데, 내가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네?’, ‘애매모호했던 생각들이 글을 쓰다 보니 더 정리가 되는 것 같아.’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다. 이처럼 나 자신을 알아가는 수단으로 글쓰기만큼 좋은 건 없다고 느낀다.


매주 수업을 할 때마다, 수업 초창기 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을 해주시는 작가님. 솔직히 처음엔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난 여전히 어렵고 모르겠는데 실력이 늘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곤 했다. 마치 아무리 당겨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근육라인과 자극점을 도저히 모르겠는 등 운동처럼. 


그래도 당기다 보면 근육이 붙는 것처럼 글도 매주 꾸준히 쓰다 보니 글력이 생기는 것 같다. '서론-본론-결론'을 머릿속에 스케치를 해두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구도도 자연스럽게 잡히게 됐다. 마치 잠자고 있던 글쓰기 세포가 깨어났달까? 이제 막 글쓰기 걸음마를 떼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인데 꽤나 순항하고 있는 것 같다. 


재취업을 하던 작년 가을, 글쓰기도 같이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일이다. 마음이 심란했던 입사 초기 때 내게 새로운 위안이 되었던 글쓰기. 그때 차곡차곡 쌓아나간 글들을 보면 23년도를 맞이하던 내 모습이 그려진다. 마음은 조금 힘들었어도 의욕과 희망은 놓지 않은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기록들. 그리고 난 그 흔적들을 보며 또 위안을 받는다. 


처음엔 글을 기술적으로 있어 보이게 잘 쓰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스레 술술 나오는 내 마음의 소리를 쓰는 게 더 좋다. 꾸밈은 조금 부족해도 솔직 담백한 마음이 묻어나는 글이야 말로 누구나 읽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아닐까.


매 수업마다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시는 작가님. 또 '대화'의 굶주림을 채워주는, 늘 진심어린 마음으로 저를 지켜봐주시는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작가님, 우리는 늘 그랬듯 다음 주 목요일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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