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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샘 Feb 03. 2024

방황은 청년의 특권이다

충분히 돌아가도 괜찮아

두 달 전, 진로 고민으로 인해 상담 신청을 했다.


"저.. 상담을 받고 싶은데요, "


"아, 그러시군요. 다음 주 금요일 3시에 가능하신가요?"


"네.. 가능해요..."


"그럼 금요일 날 상담실에서 뵐게요!"


5분 만에 접수부터 확정까지, 생각보다 빠른 진행이 이루어졌고

그렇게 나는 인생 첫 상담(?)을 받으러 길을 나섰다.


"안녕하세요!"


인사 하나는 자신 있는 나는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하였고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너무 사랑스러운 자매가 왔네요."


순간 얼굴이 붉어졌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진로에 대한 온갖 걱정거리를 가지고 그 자리에 갔지만

선생님의 한 마디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시작된 상담, 


선생님, 제가 잘 걸어가고 있는 게 맞을까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새로운 꿈을 찾고 있는데

저는 너무 끈기가 없는 걸까요.


등등.


평소에 밖으로 뱉지 못했던 무수한 걱정들을 선생님 앞에 풀어놓고 나자,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불안 속에서 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새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말 아시죠?

이미 스쳐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그렇게 지나가는 거예요.

지나간 것을 애써 잡아 둥지를 틀지 마세요. 

감정, 상황, 막을 수 없었던 것들은 그대로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해요."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말씀이었다.


뒤처지는 것만 같은 불안감, 열등감. 비교, 또 비교...


무한경쟁사회에서 내 등수는 계속해서 밀려나는 것만 같았고

꿈을 찾아 다시 공부하는 시간이 사치로 느껴졌었다.


그렇게 지나가는 감정들을 나는 애써서 잡아 두었고

애써서,


 아파했다.


상담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 자신을 꼬옥 안아보았다.


'잘하고 있어,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제 그만 둥지는 내려놓자.'





담임 목사님의 설교 말씀 중 한 구절이 생각난다.


"괜찮아요, 방황 자체도 청년의 특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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