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무 탈 없이 편안한
요즘 단백질 셰이크를 챙겨 먹고 있다.
한 모금 마시며 싱크대 옆을 바라봤는데 튀어나온 그릇이 유독 눈에 거슬렸다.
잠시 단백실 셰이크를 내려놓고 그릇을 정리하는데
싸한 느낌이 들어 바닥을 내려다봤다.
이런-
대참사다.
(어쩐지, 오늘 하루가 왜 이렇게 순탄하지, 했다.)
이렇게 된 김에 빨래나 해버리자 하고
수건으로 셰이크를 닦아냈다.
탁자 위부터 세탁기, 바닥까지. 한통을 다 흘렸으니 양도 참 많더라.
다른 곳들은 해결이 되었는데 손이 안 들어가는 곳이 하나 있었다.
세탁기와 바닥 그 사이,
얇은 휴지와 물티슈를 사용해 닦아보았지만
저 안쪽 깊은 구석까지는 닦지 못한 것 같았다.
찝찝함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다 싶어 일어났다.
안녕할 줄만 알았던 오늘 하루에
닦지 못한 셰이크 자국이 남았다.
-내 힘으로는 닦아낼 수 없는, 그렇지만 뭐가 묻어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문득 얼마 전 타인에게 들은 쓴소리가 생각났다.
그 쓴소리의 색이 묻어있는 단백질 셰이크의 색과 닮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맹구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