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는다는 게 이런 건 줄 몰랐어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 생명이라니
나를 데리고 사는 법도 여태 깨우치지 못했는데
결혼이란 게 이런 건 줄 몰랐어
호의도 악의도 이유 없이 주고받는 사이라니
영원을 함께 하는 게 어떤 건지 짐작도 가지않는데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건 줄 몰랐어
당장 내일 죽는 것보다 여든까지 사는 게 더 두렵다니
이 나이 먹도록 무엇 하나 이룬 것도 없는데
사는 게 이런 건 줄 몰랐어
하루를 살아내는 게 매일 새로이 버겁다니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오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