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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노키오 Dec 26. 2022

(시) 족발에 차이다


족발 좋아하는 걸 아는 엄니는 종종 단골 식육점에 족발을

맞춰 놓는다. 얼마 전에도 엄니가 맞춰 놓은 걸 가져다 소분

하여 저장해 놓고 일단 몇 개 삶았다.

모처럼 받은 성찬(?)이랄까.

돼지도 무좀이 있으려나, 구십 년대 썰렁 개그 생각하며 뜯

고 씹고 맛보고 껍데기며 힘줄, 물렁살, 발가락 사이 때까지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쩝쩝거렸다. 참 내가 나를 봐도 게걸

스런 화상이다.

그러고는 덜컥 병이 났다, 덜컥 덜컥

턱 빠진 건 아니지만 구레나룻 근처 관절부터 하관 가득 통

증이 밀려왔다.

한숨도 못 잤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누

우면 왼쪽으로 바로 누우면 양쪽으로 흘러내리는 통증의 파랑,

시퍼런 파랑.

밥도 물 말아 겨우 마셨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도 스마일 간호

사도 스마일, 나는 울고 넘는 박달재*

참다 참다 돼지란 놈 식탐 많은 내 아갈통을 걷어찬 게 틀림없

다. 세월의 속도에 시차적응 안 되는 빈 마음, 식탐으로 채우려

는 어리석음에 대한 경고일까.

뭐라 할 말이 없다.




*가수 박재홍의 노래 제목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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